가슴 통증과 속쓰림…역류성 식도염 외 ‘이 질환’ 주의해야

안세진 2024. 6. 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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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쓰리고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 때, 가장 먼저 의심하게 되는 질환이 바로 역류성 식도염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국민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기 때문에, 가슴속이 불편한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은 사실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 발병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이렇게 심장질환이 발병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을 오인해 역류성 식도염 치료를 시행하다가, 뒤늦게 심근경색으로 진단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질환을 쉽게 감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갑자기 흉통과 속쓰림이 느껴진다면 원인 질환을 잘 감별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증상 발생 부위와 양상 약간 달라…동반증상으로도 구분 가능
역류성 식도염과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은 모두 속쓰림과 흉통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증상이 유사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문제는 심장질환 발병을 제때 인지하지 못하고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성인의 돌연사 원인 1위가 바로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환자가 전체의 30%에 달하는 만큼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게 꼽힌다.

원인 질환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속이 쓰리다, 가슴이 아프다’는 표현 외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류성 식도염에 의한 속쓰림은 명치 바로 윗부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며,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면서 타는 듯한 불편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한 경우에는 가슴 한복판의 깊숙한 곳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압박감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복압이 높아질 때 그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식사 후나 누워 있을 때, 앞으로 구부린 자세를 취했을 때 유독 흉통과 속쓰림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할 수 있다. 바른 자세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음식이 소화된 후에는 통증이 비교적 가라앉는 편이다. 반면 심장질환인 경우에는 활동 시에나 안정 시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통증과 속쓰림이 느껴지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편안하게 앉은 자세로 휴식을 취하면서 증상이 가라앉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이외에 동반 증상으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잦은 트림 △소화불량 △목 이물감 △기침 등이 동반된다면 역류성 식도염, △호흡곤란 △식은땀 △멀미를 하는 듯한 메스꺼움 △팔의 감각 이상 등이 동시에 느껴진다면 심장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증상 발생 양상은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유병 기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라서 심장질환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면 빠르게 병원으로 가 보고, 정확하게 두 질환을 구분하기 위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심장질환 진단되면 응급치료해야…역류성 식도염이라면 생활습관 개선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전도검사, 심근 효소 검사, 관상동맥 조영술 등을 시행해 봐야 한다. 이때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60~70% 정도 막혀 있으면 협심증, 완전히 막혀 있다면 심근경색으로 진단하고 △혈전용해제 투여 △스텐트 삽입 △관상동맥 중재시술 등의 응급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만약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심장 근육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괴사가 일어나고, 심장 근육이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진단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만약 검사 결과 심장이나 혈관에 큰 문제가 없다면, 식도 산도 검사나 위내시경을 통해 식도염 정도를 파악하고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면 된다. 제산제, 위산분비 억제제, 점막 보호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는 동시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꼽힌다. 역류성 식도염은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거나, 치료하더라도 쉽게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할 때는 △기름진 음식 △술 △커피 등의 섭취를 피해야 한다. 이들 음식은 위와 식도의 점막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위와 식도 사이를 구분하는 ‘식도조임근’의 기능을 약화시켜 위산 역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식을 하는 경우에도 위산이 많이 분비되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한 번에 먹는 식사량을 조절해야 한다.

식사 후에 바로 눕는 습관은 가능한 버려야 한다.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위에 음식물이 남아 있을 때에는 가능한 눕지 말고 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된다. 가급적이면 식후 2~3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 눕는 것이 좋으며, 식사와 수면 사이에도 충분한 시간을 둘 것이 권장된다.

가벼운 운동도 소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식후에 산책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이 식후에 과격한 근력 운동을 하면 순간적으로 복압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위산이 역류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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