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학대 느는데…‘대응 인프라’ 개선 시급
[KBS 대전] [앵커]
노인 학대의 실태를 들여다보는 연속 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인 학대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노인 학대가 사회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현실적인 예방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김예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십 년 동안 아들에게 학대를 당한 뒤 집을 나와 갈 곳을 잃은 70대 노인.
정부가 위탁 운영하는 학대 피해 전용쉼터에 여섯 달 동안 머물다 지난해 10월, 노인요양 공동생활가정에 입소했습니다.
[학대 피해 노인/음성변조 : "아들이 속 썩여서 나왔죠. 집에도 못 들어가요, 나는 지금. 여기 와서 너무 감사하고 황송해서 울었다니까요, 처음에."]
최근 3년 동안 전국의 노인 학대 건수는 만 9천 8백여 건.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학대 행위자는 자식과 배우자, 요양보호사 등 보호자나 돌보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욕이나 폭언 등 정서적 학대가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러나 급속한 노인 학대 증가에도 이를 막기 위한 대응 체계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대전만 해도 관련 전문 기관은 한 곳에 불과해 직원 한 명당 노인 2만 5천여 명을 전담하고 있는 데다, 학대 예방 담당 경찰관도 주로 가정 폭력이나 아동 학대를 맡고 있어 노인 학대 전담 인력은 단 한 명도 없는 실정입니다.
[강 훈/대전시 노인보호전문기관 과장 : "예방, 홍보, 결국 노인 학대에 대해서 알리고 피해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상담이라든지 도움을 받기 위한 이런 것들이 좀 수월하지 않은 편이라고…."]
인력 지원은 물론 체계적인 상담과 치료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수 과제입니다.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학대를 당하는 노인 인구도 더 증가할 거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노인을) 돌보는 데 있어서의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는 제도적인, 서비스적인 지원들도 매우 중요합니다."]
패륜을 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노인 학대.
올해 말이면 우리나라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가운데 노인 학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김예은 기자 (yes2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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