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장인 손길인 줄 알았는데…‘디올백’ 원가는 고작 8만 원

최재영 목사가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80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는 이른바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의 가방 원가가 고작 8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디올 이탈리아 지사의 가방 제조업체 디올SRL에 대해 ‘사법행정 예방 조치’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재판에서 디올이 중국인 불법 이민자 등을 착취해 싼값에 가방을 만들고 ‘메이드 인 이탈리아’ 라벨을 붙여왔다는 판결문이 공개되면서 디올 가방의 원가가 드러났다.

34페이지 분량의 판결문에는 디올 가방을 만드는 하청업체 4곳의 노동 실태가 담겨 있었다. 이들 공장은 대부분 중국인이 운영하고 중국이나 필리핀에서 온 불법체류자들을 주로 고용해 24시간 휴일도 없이 운영했다. 이 때문에 작업자들은 작업장에서 잠을 자며 근무했다. 일부 직원은 회사와 정식 고용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노동력 착취로 생산 비용을 아낀 업체는 가방 한 개에 53유로(약 7만8500원)를 받고 디올에 넘겼다. 이 가방은 디올 매장에서 2600유로(약 385만 원)에 팔렸다.

법원은 디올 사업부가 공급 업체의 실제 작업 조건이나 기술 능력을 확인하지도 정기 감사를 실시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청업체의 노동착취를 방치·조장했다는 의미다.

한편 디올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동일한 ‘사법행정 예방 조치’를 받았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