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FA 핫피플 김하성, "4년-6800만달러" 美 예측 가히 현실적이다[스조산책 MLB]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요즘 '핫'하다. 올여름 트레이드 시장과 시즌 후 FA 시장을 전망하는 기사에 단골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메이저리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가디언스의 MLB 트레이드 추진 입문서: 주목해야 할 3가지 스토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올여름 유격수 김하성을 탐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43승23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질주 중인 클리블랜드에서 보강이 절실한 포지션이 유격수다. 주전 유격수 브라이안 로키노는 타율 0.213(174타수 37안타), 1홈런, 11타점, OPS 0.603으로 공격력이 바닥권이기 때문이다.
매체는 '가디언스는 내부에서 해결이 안되면 단기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즉각적인 공격력 강화를 해 줄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면서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파드리스가 (가을야구)레이스에서 멀어진다면 김하성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클리블랜드 말고도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구단들 중 유격수가 필요한 곳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꼽힌다. 만약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매물로 내놓는다면 달려들 구단들이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맺은 4년 2800만달러 계약이 올해 종료된다. 내년 700만달러의 상호옵션이 걸려 있지만, 김하성이 포기할 공산이 크다. 김하성의 몸값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1000만달러 이상임은 분명해 보인다. 고작 700만달러를 받고 샌디에이고에서 1년을 더 뛸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김하성은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분류되는 것이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어차피 시즌 후 잡지 못할 바에야 제값을 주고 사겠다는 구단이 나타나면 파는 게 이득이다. 지난해 겨울 후안 소토를 그렇게 보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지금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이다. 김하성을 판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공수주에 걸쳐 핵심 전력이다. 소토는 '안 그랬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5억달러 이상의 천문학적 계약이 확실시되는 소토는 상황이 다르다.
샌디에이고는 37승35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2위다. 팬그래프스는 샌디에이고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58.7%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성 트레이드는 가능성도 명분도 없다.
트레이드와는 별도로 올해 말 FA 시장을 전망하는 기사에도 김하성이 등장한다.
블리처리포트(BR)는 14일 '2024~2025년 MLB 톱클래스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전망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하성을 9위에 올려놓으며 예상 계약 규모를 4년 6800만달러로 제시했다. 그동안 현지 매체를 통해 나온 예상 계약 규모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사를 쓴 재커리 라이머 기자는 무슨 근거로 이런 예측치를 내놓았을까.
그는 '김하성은 내년 연봉 700만달러의 상호옵션이 걸려있지만, 실제 가치의 절반 밖에 안되는 연봉을 받을 생각을 하겠는가. 그는 지난 3시즌 동안 타자로서 오타니 쇼헤이보다 WAR이 훨씬 높았다. 즉, 이는 노골적으로 도발을 한다고 보면 김하성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베이스볼레퍼런스 자료를 보니 2021~2023년까지 3년간 김하성의 누적 bWAR은 12.7로 전체 타자들 중 15위로 나온다. 오타니도 12.7인데 김하성보다 한 단계 위인 14위. 게다가 수비 부분을 뺀 공격 bWAR은 오타니가 12.8, 김하성은 9.6이다. 김하성이 오타니보다 WAR이 '훨씬 높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해석이다.
그럼에도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력과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로 이를 받아들이는 건 문제가 없다.
라이머 기자는 '김하성은 1급 수비실력을 지닌 효율적인 내야수다. 그러나 공격 기술은 그렇게 뛰어난 건 아니다. 확실히 좋은 선수지만 계약을 비교할 수 있는 사례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비교 대상으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2루수 안드레스 히메테스를 들었다. 히메네스는 작년 3월 7년 1억65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해당 계약은 히메네스의 FA 자격 3년치를 커버하는데 그 기간 연봉 합계가 7200만달러다. 즉 김하성의 가치가 그 정도라는 얘기인데, 결국은 그보다 적은 4년 6800만달러를 제시한 것이다.
지난 1월 디 애슬레틱 통계 전문 데니스 린 기자는 '김하성은 올해를 포함해 7년간 1억3000만~1억5000만달러를 보장하면 연장계약이 가능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때부터 김하성이 최소 1억달러를 확보했다는 인식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린 기자의 해당 평가는 김하성이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고 평균 이상의 타격 실력을 과시한 작년 시즌 직후 나온 것이다. 2024년 시즌 전 전망으로 모든 게 '장밋빛'처럼 보이는 시점이다.
현실적으로 김하성의 올해 활약상은 작년만 못하다. 공격과 수비에 걸친 모든 지표가 작년보다 떨어지는 추세다. 김하성은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bWAR이 10위권에 가까워지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팀내 4위에 불과하고, 전체 30위권에도 안 보인다.
김하성의 시장 가치를 두고 시카고 컵스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에 준해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스완슨은 2022년 12월 컵스와 7년 1억770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스완슨은 김하성과는 차원이 다른 선수다. 한 시즌 150안타, 20홈런, 80~90타점을 보장할 수 있고,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을 지닌 유격수다.
지금 김하성에 대해 1억달러 이상을 운운할 상황은 아니다. 김하성이 트레이드 시장에서 뜨겁다고 해도 라이머 기자의 몸값 예측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것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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