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은 보통 열 아홉이 아니다” 이승엽의 선택, 이유가 있었다
“보통의 열아홉, 스무 살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셔야 한다.”
김택연(19)이란 이름만 나오면 이승엽 두산 감독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다. 프로 데뷔 첫해부터 불펜 필승조로 활약하며 3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61로 빼어난 활약 중이다. 이제는 마무리 임무까지 맡아 첫 등판부터 깔끔하게 세이브를 올렸다.
이 감독은 1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전날 한화전 세이브를 기록한 김택연에 대해 “사실 쓰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깔끔하게 공 4개로 잘 던진 것 같다. 변화구 2개를 던졌는데 저희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잘 던졌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 전 이 감독은 김택연을 마무리로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경기 9회 2사에 김택연을 올렸다. 넉넉하게 앞서던 경기인데 9회초 3실점 하며 세이브 상황까지 쫓겼다. 2사 후 김태연 상대로 올라온 김택연은 슬라이더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4구째 다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9-6 팀 승리를 지켰다.
이 감독은 “되게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냥 열아홉살, 스무 살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하셔야 할 것 같다. 워낙 구위도 좋지만, 어떤 상황이든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인터뷰하시면 다 아실 것 같다”고 김택연을 칭찬했다. 이어 “저도 이야기를 해 보니 나이에 비해 정말 성숙했고, 많은 생각을 하는 선수라는 걸 느꼈다”며 “시즌 초반 잠깐 흔들렸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이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필승조로 활약한 김명신과 정철원이 올해 다소 부진하지만, 두산의 불펜은 오히려 더 탄탄해졌다. 김택연 뿐 아니라 최지강, 이병헌 등 젊은 투수들의 공이 크다. 이 감독은 “철원이, 명신이가 사실 많이 무리해서 지난해만큼의 공은 나오지 않는데 어린 친구들이 그런 게 안 느껴질 만큼 잘 메워주고 있다”며 “어린 선수들이 안 좋을 때 또 그 친구(김명신, 정철원)들이 해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척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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