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짓눌린 자영업자···연체율 11년 만에 최고

신중섭 기자 2024. 6. 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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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경기 침체 여파로 개인사업자의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1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당시 시행된 금융 당국의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지난해 9월 종료된 이후 개인사업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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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은행 연체율 0.61%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상환유예 종료 부담 가중
"새출발기금 등 보완해야"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경기 침체 여파로 개인사업자의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1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당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을 위해 시행됐던 상환 유예 조치가 지난해 종료되면서 차주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적으로 상환 유예를 해왔던 일부 은행들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상환을 재개할 경우 한계에 내몰리는 개인사업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8%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앞서 2월 은행 연체율은 0.51%로 4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가 3월 0.43%로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개인사업자의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4월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올라 0.61%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2%포인트 급등했다. 이 같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2012년 12월(0.64%)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치솟은 것은 고금리·고물가 이중고가 장기화하면서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BK기업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평균 카드 매출은 전년 말 대비 6.4%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준의 감소 폭이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폐업률 역시 0.8%포인트 상승한 9.5%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당시 시행된 금융 당국의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지난해 9월 종료된 이후 개인사업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은 당국 조치 종료 이후에도 자체적으로 원금 상환 유예를 해왔는데 이들 역시 상환을 재개할 경우 연체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상환 유예 조치 종료 이후 은행들이 모여 자영업자 대출에 대해 만기를 연장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일부 은행은 원금 상환 역시 유예해왔는데 올 9월부터 상환을 재개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금, 이자 상환 유예 규모가 적지 않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새출발기금 등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는 제도를 보완해 부실 우려가 있는 차주들이 최대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금융 당국이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 등 대책을 추가로 내놓지 않을 경우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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