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때린 아들 … 父는 눈물로 선처 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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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달이나 명절에 노인학대 신고가 더 늘어납니다.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그동안 쌓인 서운함이 잔소리로 나오고 듣던 사람도 폭발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것이죠."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노인학대 예방의 날'(매년 6월 15일)에 앞서 지난 12일 만난 박진리 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장은 "친척이나 자녀들이 왕래하는 가정의달, 명절에는 신고가 특히 많아진다"면서 "주변 상황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노인들의 서운함이 커지고 잔소리를 훈계로 여긴 사람들이 어르신에게 신체적 학대를 가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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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미수 아들 "학대아냐" 감싸
어르신들 피해 당하고도 쉬쉬
가정의 달 5월 되레 신고 늘어
오늘 유엔 노인학대 예방의 날
이웃 신고만이 최악 상황 막아
"가정의달이나 명절에 노인학대 신고가 더 늘어납니다.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그동안 쌓인 서운함이 잔소리로 나오고 듣던 사람도 폭발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것이죠."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노인학대 예방의 날'(매년 6월 15일)에 앞서 지난 12일 만난 박진리 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장은 "친척이나 자녀들이 왕래하는 가정의달, 명절에는 신고가 특히 많아진다"면서 "주변 상황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노인들의 서운함이 커지고 잔소리를 훈계로 여긴 사람들이 어르신에게 신체적 학대를 가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찾은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특별시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 벽에 붙어 있는 큰 화이트보드에는 '학대 88, 일반 313, 계 401…'이라는 숫자가 붙어 있었다. 올해 들어 노인학대 피해 신고와 학대 의심신고 건수를 표시한 것이다. 지난달은 가정의달이었는데 신고 건수가 100건이었다. 평소 60~80건보다 눈에 띄게 많은 것에 대한 설명인 셈이다.
서울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은 서울에 4곳뿐인 노인전문보호기관 중 한 곳이다. 재단법인 예수의까리따스수녀회 서울관구가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구로 금천 영등포 동작 관악 서초 강남 7개구에서 발생하는 노인학대 신고를 접수하고 경찰에게 학대 피해자를 통보받아 학대 현장에 출동한다. 학대 피해자와 상담하거나 쉼터·요양시설 등으로 피해자를 옮겨 학대 행위자와 분리하는 일도 맡고 있다.
가정 내 폭력이다 보니 어르신들은 피해를 당하고도 쉬쉬한다. 취업을 하지 못한 40대 아들이 '게임 좀 그만하라'는 아버지 머리를 망치로 세 차례 내리쳐 살인미수 혐의로 교도소에 간 사건이 대표적이다. 아들이 8세일 때부터 홀로 키운 아버지는 아들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마음을 놓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조현병 이력이 있을 뿐 나를 고의로 학대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면서 "교도소에 가면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되니 치료를 받게 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쓰고 500여 명에게 서명을 받기도 했다. 기관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이웃 안전망'을 최대한 촘촘하게 엮는다. 학대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가정 근처에 경찰 순찰 강화를 요청하기도 하고 이웃에게 "밤에 큰소리가 나면 신고해달라"고 당부한다.
[이유진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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