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빅5' 이어 전북·경남·강원권도 "휴진 동참"…지방 의료대란 올까?

정심교 기자 2024. 6. 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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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뉴시스] 김얼 기자 = 원광대학교병원 의료진들이 29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사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2024.04.29. pmkeul@newsis.com /사진=김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회가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데 이어 '빅5' 병원을 갖고 있는 40개 의과대학이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대한의사협회(의협)의 18일 휴진 결정에 따르기로 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 소재 대학병원 소속 교수들도 집단휴진에 동참하겠다고 결의하면서 지방 의료의 공백 우려가 커졌다.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 소속 교수들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집단휴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추가 휴진에 돌입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4일 원광대의대교수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집단휴진 관련 설문조사'에서 105명의 교수 중 94.3%(99명)가 '18일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 89.5%(94명)에 달하는 교수들은 '18일 휴진 이후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휴진 등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설문에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추가 휴진 기간에 대해서는 교수들마다 입장차가 있는 모습이다. 교수 55.2%(58명)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에 위임해 결정하자는 입장을 밝혔지만, 24.5%(26명)는 '1주 이내', 12.4%(13명)는 '2주 이상', 7.6%(8명)는 '1~2주간' 추가 휴진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에서 교수 절반 이상(53.3%·56명)은 '전공의 복귀가 불가능해지고, 의대증원이 현실화한다면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원광대 의대 한 교수는 이와 관련 "18일 전면휴진 등의 상황 발생 시 중증이나 응급의료 환자들에 대해서는 차질 없는 진료나 수술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병원·의대 교수들도 18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예고한 집단휴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단, 이날 휴진 여부는 교수들의 자율 의사에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

14일 경상국립대병원·의대 교수회와 진주시에 따르면 오는 18일 휴진 동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260여명 교수회를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휴진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

휴진에는 찬성하지만 실제 휴진은 교수들의 자유의사에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 교수들은 휴진 여부를 17일 오전까지 병원에 통보해야 한다.

전날(13일) 교수회는 의협의 18일 휴진과 서울대학교병원 등의 17일부터 무기한 휴진 동참과 관련한 회의를 열고 18일 휴진은 교수들의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2기 경상국립대병원·의대 비대위도 구성했다.

강원도 춘천의 대형병원 교수들도 집단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뉴스1에 따르면 강원대 의대 및 강원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13일) 오후 강원대병원 전면 휴진을 발표했다. 다만 응급실 등 필수 부서는 정상 진료한다. 강원대 비대위는 최근 교수들을 대상으로 휴진 찬·반 설문조사를 한 결과 78.5%가 찬성했다.

이와 관련해 병원 측은 교수들의 휴진을 인정하지 않고, 환자 피해가 없도록 정상 진료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교수들도 개인 휴가를 사용해 휴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필수 진료 과목 교수들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진료 과목마다 휴진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18일 휴가를 사용하는 의사들을 파악하는 한편 진료 정상화를 위해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도 타지역 상황을 지켜보면서 논의 중이다. 현재 병원에는 교수들이 휴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강릉아산병원의 수련병원인 울산대 의대는 오는 18일 휴진을 결정했으나, 교수들은 현재까지 병원 측에 휴직 의사를 전달하진 않았다.

춘천시는 대형병원과 개원의 집단 휴직에 대비하기 위해 당일 오후 8시까지 보건소와 보건지소, 공공의료기관 진료를 연장한다. 지역 내 응급실 4곳은 24시간, 어린이 환자를 위한 달빛어린이병원도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강원도 내 대형병원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는 만큼, 교수들과 최대한 소통을 통해 휴진하지 않도록 설득하겠다"며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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