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념 특집 '우리 땅 최고 명산 대결ㅣ지리산 vs 설악산] 일곱 선녀의 감미로운 유혹 그 황홀한 고통에 대하여

신준범 2024. 6. 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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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계곡~천왕봉~장터목대피소~세석평전~한신계곡 1박2일 황금 코스
(왼쪽) 칠선계곡 삼층폭포. 추성리에서 3시간 이상 올라야 만날 수 있는 은밀한 비경이다. / 소청봉과 중청봉 사이의 능선길. 설악산 특유의 험준한 산세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지리산智異山1,915m은 엄마 품, 설악산雪嶽山1,708m은 아빠 품이다. 그만큼 산사람들에겐 친근하고 애정이 담긴 명산이다. 지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방대한 육산으로 어머니 품처럼 넉넉하다. 풍경의 완성도만 따진다면 눈이 번쩍 뜨이는 설악의 화려함에 지리산은 뒤진다.

그러나 끝없이 펼쳐진 둥글둥글한 능선, 온종일 걸어 그 한가운데에 섰을 때 느끼는 따뜻한 안도감은 지리산만의 것이다. 이틀 내내 걸어도 남은 능선이 있다는 것, 오래도록 걷노라면 '내가 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산이 나를 보고 있었구나' 느끼는 순간이 있다. 설악은 진정한 산경을 보여 주는 산이고, 지리는 진정한 나를 보여 주는 산이다.

지리산 최정상 천왕봉으로 곧장 이어지는 칠선계곡은 위험하다. 내륙 최고봉 천왕봉이 품은 계곡답게 10km에 이르는 길고 가파른 계곡이다. 방대한 지리산에서도 가장 깊은 천왕봉 북쪽의 골짜기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비경의 연속이지만, 장마철이나 폭설이 내렸을 때 가는 건 자살 행위일 정도로 위험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이드와 동행해야 갈 수 있다. 평소 출입 통제 구역인 비선담 상류부터는 길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두지터(두지동)에서 칠선계곡으로 드는 관문인 칠선교.
아름답지만 정비된 등산로가 없어 조심해야 하는 칠선계곡 중상류.

산행 근육으로 무장한 단단한 사내가 추성주차장에서 반긴다. 곽일권(59)씨는 칠선계곡만 가이드를 하고 있는 1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함양 마천 토박이로 칠선골 주민들 숟가락 개수까지 알 정도로 정보통이다.

추성동을 지나 상류 마을인 두지동으로 향한다. 시작부터 바싹 섰다. 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다시 벌떡 선 임도가 시작부터 원투 펀치를 날린다. 천왕봉까지 조바심 내지 말고 하루 종일 고개 묻고 오르자고 일행과 다짐했지만, 초반 경사치곤 가혹하다. 일곱 선녀와의 산행에 초대 받은 이는 여성 솔로 백패커이자 지리산 마니아인 권인경씨, 칠선계곡이 지리산 첫 산행이 된 운 좋은 사내 김상균씨다.

수북하게 핀 층층나무꽃과 귀부인 같은 붓꽃이 거친 호흡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두지동의 담뱃잎을 말리던 건조장은 나무덩굴이 완전히 뒤덮어 숲이 되었다. 지릉 너머 국골에는 가야의 마지막 왕인 구형왕이 나라를 잃고 쫓겨와서 살았다고 한다. 이곳 두지동에 식량고를 뒀다 하여 '뒤주'가 변해 두지동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구형왕릉은 이곳에서 가까운 왕산 기슭에 있다.

신록이 막 잎을 틔운 칠선계곡의 짙은 숲.
정비된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의 데크. 여기서부터 출입이 금지된 칠선의 원시 비경이 펼쳐진다.
은밀한 칠선계곡 상류로 가는 길은 감미롭고 조심스럽다. 데크나 계단이 없어 주의해서 올라야 한다.

눈 뗄 수 없는 비경의 연속

부처님 머리 모양을 닮았다는 불두화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산길에 몰입한다. 칠선교 아래의 예쁜 소沼를 기점으로 7개 폭포 33개 소가 있다는 칠선의 향연이 시작된다. 막강한 초록색 기운의 숲은 특별한 맑은 공기를 내어준다. 보통의 산과 달리 느릅나무 고목과 층층나무 고목, 팽나무 고목이 섞여 녹록하지 않은 세월의 자연미를 보여 준다.

녹음이 둘러싼 선녀탕은 선녀가 수줍게 목욕하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은밀하고 깨끗한 곳이다. 칠선계곡의 전설은 여기서 시작된다. 일곱 선녀가 목욕할 때, 연정을 품었던 곰이 선녀들의 옷을 숨긴다는 것이 사향노루의 뿔을 나무로 착각해 걸어놓게 되었다. 선녀들이 옷을 찾아 헤맬 때 사향노루가 옷을 가져다주어 그에 대한 보답으로 선녀가 사향노루를 칠선계곡으로 집단 이주시켜 살게 해주었고, 곰은 이웃 국골로 내쫓았다고 한다. 전설과 달리 625 이후에도 칠선은 곰의 천국이었다. 허나 1960년대 극심한 밀렵으로 멸종되었다. 결국 칠선에서 곰을 추방한 건 선녀가 아닌 인간이었다.

칠선계곡 삼층폭포 위쪽의 깨끗한 암반지대.
가파른 칠선계곡 오르막이 끝나고 천왕봉으로 연결되는 지점.

옥녀탕을 지나 하얀 암반으로 둘러싸인 비선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깊이 2~3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옥빛 계곡은 일곱 선녀의 유혹인 듯 매혹적이다. 순수한 곡선의 백자를 보듯 깨끗한 황금비율의 계곡이 널려 있어 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름 붙은 곳은 단 몇 곳뿐, 대부분의 아름다운 폭포와 소는 무명이다.

차단기가 있는 '출입금지 특별보호구역'에 든다. 가이드는 여기서부턴 정비된 길이 없고 험하니 뒤떨어지지 말라고 당부한다. 폴짝 폴짝 바위를 딛고 뛰며 계곡을 무수히 가로질러 오른다. '청춘홀'이라는 작은 바위굴은 과거 숯을 만들고 목기를 제작하며 살던 이들이 쉬던 곳이다. 칠선폭포는 등산로에서 접근성이 좋아 폭포 10m 앞까지 다가가 손을 담글 수 있다. 크기는 아담하지만 우렁찬 포말 음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적셔 준다.

점점 원시림으로 거칠게 숲이 변한다. 일곱 선녀의 섬섬옥수 같은 감미로운 계곡이, 걷잡을 수 없는 야성의 계곡으로 바뀌었다. 짙은 이끼와 양치류의 관중이 원시시대 숲인양 착각하게 만든다. 칠선에서 가장 큰 폭포인 대륙폭포를 지나 삼층폭포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절경의 향연, 아름다움에 취해 걸음이 더뎌진다. 단연 지리에서 가장 화려한 계곡은 칠선임을 인정하게 된다.

비바람을 뚫고 세석대피소에 도착한 취재진.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서는 길의 암릉 줄기. 지리산 특유의 광대한 스케일이 그림처럼 드러난다.
지리산 천왕봉의 압도적인 경치를 즐기는 김상균씨와 권인경씨.

협곡은 점점 좁아져 이내 산행에 집중하게 된다. 마지막 폭포라는 의미의 마폭포를 지나자 산신령 수염마냥 잘생긴 주목 한 그루가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다. 알파벳 'Y' 모양으로 굵게 뻗어 있는데 어른 세 명이 둘러야 겨우 손을 맞잡을 정도로 큰, 칠선의 우두머리 나무다.

이제 천왕봉까지 남은 건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극강의 오르막뿐. 숨 돌릴 틈 없이 밀려드는 까다로운 오르막을 손발을 사용해 산행 시작 9시간 만에 천왕봉 꼭대기에 이른다. 중산리나 장터목에서 오를 때와 다른 더 큰 성취감이 확 밀려온다.

보는 것만으로 막힌 속이 뻥 뚫리는 장쾌함이 우러나는 칠선계곡 삼층폭포.
제석봉에서 장터목으로 내려서는 길의 구상나무 군락지.

오후 5시의 천왕봉엔 아무도 없다. 늘 등산인파로 넘쳐나던 천왕봉만 봐온 탓에 처음 온 곳인 듯 낯설다. 내륙 최고봉에서 보는 고고한 평화로움, 이내 천왕봉의 고요함에 반해 정성껏 첩첩산중을 음미한다.

쨍하게 맑진 않지만 첩첩산중의 희미한 실루엣도 매력적이다. 왕시루봉과 노고단, 반야봉이 형언할 수 없는 깊이의 내공으로 붓질하듯 깊이 있는 선을 그려놓았다. 종일 흘린 땀방울이 더해져 정상의 감동이 더욱 진하게 밀려온다. '이토록 고요한 천왕봉의 시간을 다시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정상을 떠날 수 없다. 지나온 칠선계곡 윤곽을 되짚어 본다. 감미로움이 배가된다.

어둑해질 무렵 장터목대피소에 배낭을 풀었다. 장터처럼 붐비는 사람들 속에서 비로소 칠선을 떠나온 것이 실감난다.

비선담 위를 지나는 구름다리.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절경을 자랑하는 칠선계곡의 무명 소. 이름 없는 멋진 소와 폭포가 연속으로 나타난다.

어리석은 자가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지리산이지만, 여전히 내 어리석음이 발목을 잡았다. 대피소의 밤은 늘 같아 두세 시간이라도 눈 붙일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소등 시간 이후에도 떠드는 사람, 술 마시는 사람, 달그락거리는 사람, 코 고는 사람이 범벅이 되어 한 몸 누울 자리를 지키려 투쟁하고 있었다.

스팀 소리가 증기 기관차 소리처럼 잔잔히 울리고, 산행의 피로를 연료 삼아 경주하듯 울리는 코고는 소리. 밖으로 나가면 춥고 안은 덥고 중간은 없었다. 중간이라면 지혜로움과 가까울 법한데, 극단적 윤곽인 산꼭대기까지 올라갈 것인지 내려갈 것인지만 택할 수 있었다. 땀방울이 모여 산행이 완성되고, 인내가 쌓여 지혜가 됨을 알아가고 있었다.

막강한 비바람이 삼킨 촛대봉

사람들 소리에 눈을 뜬 새벽, 천왕봉 일출을 보려던 계획은 취소다. 천왕봉으로 산행을 자제해 달라는 방송이 울리고 풍속 20m/s의 비바람이 분다.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라 노고단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마침 지리산국립공원 신용석 소장이 세석대피소에 있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한신계곡으로 하산할 요량이다.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스와 비바람이 심해 연하봉을 스치듯 지나 힘겹게 전진한다. 촛대봉에 올라서니, 신용석 소장이 비바람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다. 악천후에 산행하는 취재진이 걱정스러워 순찰을 겸해 나온 것이다. 세석평전 털진달래의 핑크빛 박수를 받으며, 세석대피소에서 비를 피해 복장을 재정비한다. 50주년을 맞은 지리산국립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신용석 소장과 잠깐 나누고 하산한다.

마폭포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진 길의 아름드리 주목. 수형이 아름다운 거대한 주목이라 눈에 띈다.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이어진 한신계곡. 정비된 등산로가 있고 칠선계곡에 비해 완만해 편안한 분위기다.

성난 듯 몰아치던 비바람도 한신계곡 속으로 파고들진 못한다. 촛대봉과 영신봉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모여 한신계곡을 이룬다. 칠선에 비하면 인공적인 산길이지만 훨씬 차분하고 정갈한 분위기다. 물을 다루는 현란한 기술을 보여 주는 것 같은 오층폭포를 지나 가내소에 닿자, 압도적인 힘의 물줄기와 소의 검푸른 깊이감이 어우러져 명풍경을 만들었다. 한신계곡은 물도 좋지만 노각나무, 졸참나무, 쪽동백나무가 우거진 숲이 좋다. 숲의 변화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에 나타난다는 서어나무가 주류를 이뤄 보전이 잘된, 아름답게 늙고 있는 숲임을 실감한다.

순간 비가 그치고 거짓말처럼 햇살이 쏟아진다. 산신령이 담배를 피우는 것마냥 산자락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곤줄박이의 맑은 울음소리가 울린다. 100명의 무당이 살았다는 백무동으로 내려서는 길, 나는 전혀 지혜로워지지 않았으나 감동적이었던 순간들이 가슴에 담겨 있었다.

지린산국립공원 신용석 소장

지리산국립공원 신용석 소장
"향후 50년은 지리산국립공원 영광의 역사가 되도록 할 터"

지난 2월 지리산국립공원의 새로운 수장으로 신용석(59) 소장이 부임했다. 국립공원 생태탐방연수원장과 설악산국립공원 소장, 지리산 남부사무소장, 자원보전처장, 전략경영실장 등 국립공원의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현장과 행정 실무에 밝다. 또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환경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저서로 <설악산과의 대화>, <국립공원 이해와 관리>, <도시경관생태론>을 펴내 '연구하는 소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이 올해 지정 50주년을 맞은 것을 감안하면 그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정년퇴임 직전 마지막 부임지로 지리산에 온 만큼, "앞으로 50년간 추진할 미래상과 비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생명, 공존, 평화'를 지리산의 새로운 주제로 삼아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생명의 산, 국민의 산'이란 슬로건으로 지리산의 비전을 만들고 있다. 더불어 지리산권 생태문화 네트워크를 만들어 지리산국립공원이 속한 5개 시군이 함께 관리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그는 "지리산이 자연 관리는 잘되어 왔지만, 문화적인 관리는 없었다"며 "문화와 역사를 조사하고 발굴해 해설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소장은 "지리산의 역사는 아픔의 역사였고, 지난 50년은 치유의 역사였다"고 설명하며, "앞으로의 50년은 영광의 역사가 되도록 할 것"이라 지리산의 희망적인 미래상을 강조했다. 또한 "지리산이 1호 국립공원인 만큼 선구적인 등대 역할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 힘주어 얘기했다. 그가 퇴임 전 마지막 열정을 불태워 추진하는 지리산의 미래상이 기대된다.

산행 길잡이

지리산 칠선계곡은 5~6월과 9~10월에 탐방 예약을 신청해야만 산행 가능하다. 지리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하며 매주 월·토요일 60명 정원으로 운영된다. 월요일은 아침 7시에 추성주차장을 출발해 천왕봉까지 가이드가 안내하는 코스이며, 천왕봉 이후로는 원하는 코스로 산행 가능하다. 토요일은 칠선계곡 상류의 삼층폭포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칠선계곡을 오르는 데만 8시간 가까이 걸리므로 장터목대피소에서 숙박하는 것이 적당하다. 바위협곡이지만 폭우로 물이 불어나지 않는 이상 위험한 곳은 없다. 마폭포부터 천왕봉까지 2.4km가 가장 가파르고 힘든 구간이다.

주능선 종주의 하이라이트인 연하봉~촛대봉 구간을 거쳐, 5월 말부터 절정을 이루는 세석평전 철쭉을 보고 한신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 지리산을 100% 즐기는 산행 코스다.

교통

함양 지리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추성행 버스를 타면 종점이자 칠선계곡 산행들머리인 추성주차장에 닿는다. 지리산터미널은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3분 거리에 있다. 30분 간격으로 운행(06:30~18:30)한다. 문의 함양지리산고속 055-963-3745.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군 마천면으로 오는 버스는 하루 8회(07:00, 08:20, 10:30, 13:20, 15:20, 17:30, 19:00, 24:00) 운행한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마천행은 하루 3회(16:50, 19:40, 23:50) 운행.

백무동에서 동서울행 버스는 하루 8회(07:20, 08:50, 11:30, 14:50, 16:00, 17:00, 18:00) 운행. 서울 남부터미널행은 하루 3회(10:50, 14:30, 18:30) 운행. 백무동에서 마천·인월을 거쳐 함양읍내로 가는 버스는 1시간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08:20~19:40)한다. 문의 백무동정류소 010-4871-5277.

숙식(지역번호 055)

장터목대피소는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reservation.knps.or.kr)에서 예약 가능하다. 대피소에서는 생수와 햇반, 초코바, 비옷 등을 판매하며, 담요를 대여해 준다. 칠선계곡 산행은 아침 7시에 시작되기에 숙식을 추성리에서 해결해야 한다. 추성리에는 민박과 펜션이 많다. 벽송산장(010-7472-6360)은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과 음식 솜씨가 빼어난 집이다. 한방약오리, 토종닭백숙, 흑돼지 삼겹살 전문이며, 4~5인실은 5만 원, 10명 숙박 가능한 큰 방은 10만 원.

칠선산장민박식당(962-5630)도 추성리에서 맛있는 식당으로 손꼽힌다. 닭도리탕과 약나무백숙, 흑돼지 삼겹살, 방목 흑염소 양념구이가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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