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심리 살아나나…전문가들 “3040이 흐름 주도”
서울 아파트의 매매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수치를 비교한 서울의 매매수급지수가 2년 반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다. 2~3년내 공급부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며 집값이 ‘저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데다, 1년간 이어진 전셋값 상승도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시계열표 자료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4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 마지막주(98.0)에 이어 2년 7개월만에 최대치다. ‘거래 가뭄’이 정점에 달했던 2022년 12월 마지막주 매매수급지수는 63.1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4월 마지막주(91.0) 90선을 회복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100을 넘지 않은 수준으로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지만 지난해 5~6월까지도 매매수급지수가 60~70대에 그쳤음을 고려하면 매수 회복이 뚜렷하다.
거래량 역시 늘고 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2456건에 그쳤던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4144건으로 상승했다. 3월 4221건, 4월 4368건에 이어 세달 연속 4000건을 넘었다. 5월 계약분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거래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증가한 건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반등하면서 ‘저점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6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보다 0.1% 오르며 12주 연속 상승했다. 인허가 착공 물량 감소로 2~3년 후 예상되는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과 미국 금리인하 전망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을 싣는다.
1년 넘게 상승 중인 전셋값도 매매량을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6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대비 0.12% 상승하며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거래량과 매매거래량 차이는 지난해 12월 1만2128건에서 올해 4월 5435건으로 반 이상 줄었다. 통계를 집계한 우대빵연구소는 “전세 수요가 매매 거래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실수요자들, 그중에서도 30~40대 생애최초 구입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집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상승기때 집을 마련하지 못했던 30~40대가 추격매수에 나서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도 “아직은 규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라 다주택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면서 “집값 하락 전망이 팽배해 지난 2~3년간 이사하지 못했던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의 매입자연령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30대(1636명)가 전체의 33.8%로 가장 많았고, 40대(1529건)가 31.59%로 그 뒤를 이었다. 4월 수도권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을 한 생애최초 매수인의 연령별 비중도 30대(43%)와 40대(26%)를 합쳐 70%에 육박했다.
다만 서울·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 지역 아파트는 여전히 침체 상태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96.4)는 18주 연속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 지역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는 89.0로 지난주(89.8)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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