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NHS 암 치료 지연 '일상화'…"의료 인력 부족 위험 수준"[통신One]

조아현 통신원 2024. 6. 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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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국영 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재정 부족과 인력 위기로 환자 대기 인원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암 환자들의 치료까지 지연되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왕립영상의학대학(RCR)도 이날 의료 인력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암과 뇌졸중을 포함한 중증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 인력 부족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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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기준 진단 이후 약 2개월 이내 치료받는 환자 66% 그쳐
2023년 조기 퇴직 암 전문의 평균 54세…직전 연도보다 3살 낮아져
영국 왕립영상의학대학(RCR)가 발표한 암 전문의 인력 부족 현황과 전망을 나타낸 수치. 학회는 임상 암 전문의가 지난 2023년 기준 15%(185명) 부족했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028년에는 관련 수치가 21%(325명)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왕립영상의학대학 보고서 발췌) 2024.06.13/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국영 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재정 부족과 인력 위기로 환자 대기 인원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암 환자들의 치료까지 지연되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NHS 관계자와 자선단체, 의료진들은 늘어나는 환자 대기 시간은 물론 인력과 장비 부족 등으로 인해 의료 현장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암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영국에서는 암 환자 38만 2000명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다.

또한 지난 4월 기준 잉글랜드 인구 가운데 긴급 진료를 통해 암 진단을 받은 뒤 2개월 또는 62일 이내에 첫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6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NHS가 ‘최소 85% 이상의 환자가 62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자체 목표를 달성했던 것은 지난 2015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영국 암 연구소는 암 유형마다 다르지만 암 수술을 4주 연기하면 사망 위험이 6~8% 증가한다는 연구 사례를 제시했다.

영국 왕립영상의학대학(RCR)도 이날 의료 인력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암과 뇌졸중을 포함한 중증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 인력 부족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왕립영상의학대학(RCR)은 임상 방사선 전문의가 30%(1962명) 부족한 상황이고 추가 조치가 없다면 2028년에는 부족률이 40%(367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임상 암 전문의가 15%(185명) 부족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028년에는 21%(325명)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23년 기준 항암치료 예약 건수는 6~8% 증가했지만 전문 인력은 3.5%만 늘어났다.

특히 방사선 치료의 경우 주간 치료 지연이 2022년 기준 22%에서 2023년에는 43%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왕립영상의학대학(RCR)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임상 전문의 97%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치료 지연과 환자 적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91%는 의료인력 부족이 환자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 현장을 떠나 조기 퇴직하는 전문의들의 평균 나이도 점점 젊어지고 있다. 암 전문의 가운데 60세 이전에 일을 그만두는 의사들의 평균 연령은 2022년 기준 평균 57세였지만 2023년 기준에는 54세로 떨어졌다.

미셸 미첼 영국 암연구소장은 "각 수치는 치료가 시작되기까지 참기 힘들 정도로 긴 기다림을 겪고 있는 친구,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을 나타낸다"며 "거의 2명 가운데 1명이 사는 동안 암에 걸리고 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와 지역사회 공동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암 대기 시간 축소를 최우선 과제를 삼아야 하고 다음 의회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모든 암 대기 시간의 목표치 달성을 약속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정당은 영국 전역의 암 연구와 치료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전략에 전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NHS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대기 환자가 757만명으로 전달인 3월 기준 754만명보다 약 3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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