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21일 '채상병 특검법' 청문회…증인 12명 소환

김주훈 2024. 6. 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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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안 제1소위 회부…野 단독심사로
신원식·이시원 등 출석 요구…참고인 3인도
'채수근 상병 1주기' 전 특검법 통과 목표
與 "수사 직접 개입…증인 겁박 '사법파괴'"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06.14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채상병 특검법' 심사 속도전에 나선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재량으로 구성, 특검법을 회부했다. 특검법 소관 부처인 법무부 장관의 불출석에 대해선 '동행명령장' 발부까지 엄포를 놓는 등 야당 주도로 독주에 나서자, 여당에선 '불법위원회'라고 반발하고 있다.

법사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제1·2 법안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채상병 특검법'을 1소위에 회부했다. 법사위 고유 법안을 심사하는 제1소위에는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승원 야당 간사를 비롯해 박균택·서영교·이성윤·전현희 민주당 의원과 김도읍·유상범·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여당이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민주당 소속 위원들로만 심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당초 정 위원장은 지난 12일 첫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에게 소위원 선임안을 제출하라고 통보했지만, 여당이 회신하지 않자 위원장 재량으로 배치를 강행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회의에서 여당 위원들에게 어제(13일)까지 소위원 선임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회신이 없다"며 "위원회 회부된 안건의 원활한 심사를 위해 국회법에 따라 소위원 선임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위원장은 소위를 구성, '채상병 특검법'을 회부했다. 이 과정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자신이 타 상임위 법안에 대한 체계·자구 심사를 진행하는 2소위에 배정된 것에 반발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안'은 국민적 관심사가 높고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절차가 있는 만큼, 오늘 소위와 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으면 중대한 차질이 빚어진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채상병 순직 1주기인 오는 7월 19일 이전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소위 스모킹건으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간 세 차례 통화 내역 말소를 앞두고 고삐를 당기겠다는 것이다. 지난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법안 제안 설명을 비롯해 검토보고, 대체 토론까지 마친 특검법은 이제 소위 심사와 본회의 상정만 남겨두고 있다.

민주당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으로서 첫 회의를 진행한 지난 12일 이후 이틀 만에 일사천리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정 위원장의 급진적인 위원회 운영은 이날 소관 부처 장관의 불출석을 다루는 방식에도 이뤄졌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군사법원 업무 보고자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불출석 소명 없이 업무보고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정 위원장은 이들 장관을 비롯해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등 총 12명의 증인과 3명의 참고인을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오는 21일)에 부르기로 했다. 더욱이 이들이 또다시 불출석할 경우, 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 절차를 밟거나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어있는 국민의힘 위원석을 바라보고 있다. 2024.06.14. [사진=뉴시스]

민주당 소속 위원들도 두 장관의 불출석에 대해 비판 수위를 끌어 올렸다. 임의 불출석은 국회법 위반인 만큼,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급기야 '해임 건의 또는 탄핵'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법사위는 합법적인 위원회인 만큼, 어떠한 경우에도 법무부·국방부 장관은 출석해야 위법이 아니다"면서 "법무부·국방부 장관이 다시는 국회를 무시하지 않도록 참석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삼권분립 국가에서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중요한 제도적 보장이기 때문에 헌법 조항이 있는 것"이라면서 "경고로 넘어갈 것이 아닌, 강력한 법에 따른 조치나 경우에 따라선 '해임 건의·탄핵'도 고민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법 49조 위원장의 직무권한을 들어 이들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는 "위원장으로서 불출석하거나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모두 증인으로 의결해 '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에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에선 관례였던 '타 상임위 법안 심사시 차관 출석'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타 상임위 법안 논의 때 차관이 출석했다고 하는데, 장관 출석이 반드시 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법사위가 어떻게 운영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법사위원장으로 있는 한 장관이 불출석해도 처벌받지 않는 것은 단호하게 끊겠다"며 "각 기관장들도 불이익을 당하는 일 없도록 미리미리 알아서 행동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사법 파괴행위"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위 위원장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법상 제정법률안은 20일간의 숙려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독소조항으로 가득 찬 '채상병 특검법'은 예외로 적용해 제대로 된 토론도 거치지 않은 채 소위로 넘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과 야당 법사위원들은 '순직 해병 사건'을 특검 청문회 개최를 빌미로 전·현직 국방부장·차관을 비롯한 관련 핵심 당사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수사 직접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수사 중인 개별 사건에 대해 국회 그것도 야당이 일방적으로 소환해 강요된 답변을 얻고자 증인들을 겁박하려는 행태는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사법 파괴행위"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도 "지금의 법사위는 불법위원회로서 원천무효"라면서 "민주당이 법사위를 일방 구성해 날치기와 위헌법률 무더기 땡처리를 일삼고 있는데, 불법위원회에서 날치기 처리되고 있는 모든 의결도 원천무효"라고 지적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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