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가 만난 사람] 선수 복귀 선언 '쿠로' 이서행, "40대 LoL 프로게이머 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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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GN '게임 낫 오버'
이서행은 OGN이 은퇴한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들의 재도약을 그리는 신규 e스포츠 프로젝트 ‘게임 낫 오버(Game Not Over)’에 출연 중이다. 첫 경기에 나선 이서행은 르블랑 등을 플레이하며 전성기 못지않은 모습을 보였다. '게임 낫 오버'에는 은퇴한 선수인 '마린' 장경환, '카카오' 이병권, '크레이머' 하종훈, '퓨어' 김진선, '퓨리' 이진용 등이 참가 중이다.
"(하)종훈이는 저랑 매일 연락을 한다. '게임 낫 오버' 때문에 3시간 동안 이야기했으나 출연을 거절했다. 그래서 '진짜 너 은퇴하고 2년 동안 놀면서 아무것도 안 해놓고 군대 갔다 오면 뭐 할 거냐고 했다. 조금씩 이미지를 비춰야 나중에도 계속 일할 수 있지 않냐'라고 설득했다. 진선이의 경우 군 전역을 최근에 했다고 들었고 아카데미 코치 등을 알아보고 있다."
'게임 낫 오버'는 기존의 대회와는 차별화된 규칙을 도입했다. '피어리스 드래프트'와 함께 기존의 탑, 미드, 정글 1명, 바텀 2명의 'EU 메타'를 금지했다. 경기 시작 후 20분에는 작전 타임까지 만들었다.
"처음에는 '라인 스왑'은 되는데 'EU 메타'는 금지이고 5세트에 가면 '칼바람 나락'을 한다고 해서 예능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다르더라. 몇 가지만 바꾼다면 대회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EU 메타'의 경우 너무 정형화되다 보니 룰을 깨려고 시도를 많이 한다. 그렇지만 정형화된 것도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거다 보니 깨트리는 건 힘들 거 같다."
이서행은 '피어리스 드래프트'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LPL에서 처음 도입된 '피어리스 드래프트'는 전 경기서 사용한 챔피언을 쓸 수 없는 제도다. 한국에서는 LCKCL에서 도입됐으며 2025년 첫 번째 스플릿과 국제 대회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예전 게이머를 하면서 '워낙 챔피언이 똑같은 것만 나오다 보니 앞에서 사용했던 챔피언은 안 쓰는 게 좋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 적 있다. 그게 12년이 지난 뒤 도입된 거를 보면서 살짝 아쉽긴 했다. 다만 정착이 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거 같다. 최근에 데뷔하는 신인의 경우 챔피언 폭이 넓을 수가 없으므로 만약에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힘들 수 있을 거 같다."
방송이 나간 뒤 주위에서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서행은 '아직 살아있다'라는 등 재미있는 반응을 보여줘서 좋았다고 했다.
이서행이 선수 복귀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는 농심 레드포스 '구거' 김도엽의 영향이 컸다. '구거'는 군 전역 이후 농심 레드포스 e스포츠 아카데미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선수로 복귀했다. 이서행은 '구거'의 복귀를 자신이 불을 지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구거'에게 '나 프로게이머 복귀 준비할 거다'라고 했다. 그때 챌린저를 찍는 등 정말 열심히 했다. '구거'도 저와 이야기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는지 선수 복귀를 원하더라. LCK 서머 첫 경기는 졌으나 잘했으면 좋겠다. 프로게이머는 나이와 상관없다는 걸 보여줬으면 한다."
이서행의 복귀가 확정된다면 김도엽에 이어 두 번째 30대 프로게이머가 된다. 나이가 들면 반응 속도가 늦어진다는 이야기에는 FPS 프로게이머를 예시로 들며 고정 관념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게 웃긴 이야기인데 (나이가 들면) 반응 속도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FPS에서는 외국에는 3~40대 게이머가 많이 있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FPS와 달리 반응 속도가 엄청 중요한 게임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FPS에는 3~40대 게이머가 있는데 LoL에는 왜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LoL이 출시된 지 12년인가 됐지만 FPS 게임에 비해선 얼마 되지 않았다. 그냥 고정관념이 너무 큰 거 같다."
이서행 본인도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열정이 사그라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군대 문제까지 걸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게이머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나이가 들었지만 열정만 있다면 실력 부분은 차이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서행은 오는 9월 결혼한다. 지금까지 혼자였다면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 그런 만큼 예전보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 프로게이머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쪽에서 일할 수 있지만 프로게이머 복귀에 대한 열정은 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프로게이머보다 코치 등이 더 쉬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프로게이머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감사하게도 프로게이머로 복귀한다고 하니 연락을 준 팀들도 있었다. 해외팀도 있었으나 올해 결혼을 하므로 생각은 없었다. 웬만하면 한국에 있고 싶었다."
대부분 팀이 서머 시즌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건 도박에 가깝다. 이유인즉슨 기존 선수들의 맞춰온 합을 깨트려야 하며 서머 시즌 성적에 따라 LoL 월드 챔피언십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서행은 급하게 하는 거보다 내년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방송하면서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데 조금씩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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