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성인방송 출연 협박·감금’ 전직 군인, 징역 7년 구형

유족 “방송 거부하자 나체사진으로 협박”

아내가 숨지기 전 성인방송 출연을 요구하며 협박·감금한 30대 전직 군인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14일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감금과 협박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7)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는 아내를 지속해서 감금·협박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우자의 나체사진을 게시했다”며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유서를 쓰고 자살까지 이르게 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는 피해자에게 해를 끼칠 마음이 없었고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집으로 부른 것”이라며 “A씨는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의 구형 전 피해자의 유족들은 재판부에 엄벌을 요청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이날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딸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A씨는 딸에게 성인방송을 강요했고 거부하니 ‘아버지에게 나체사진을 보내겠다’며 협박했다”면서 “A씨는 성인방송 수입금으로 고급차와 명품 옷·운동화로 자신을 과시하고 다녔다”고 했다.

이어 “A씨는 또 딸에게 아버지는 만나지 말고 전화하지 말라고 하면서 노예로 만들었다”며 “하나밖에 없는 딸을 죽음으로 내몬 피고인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0대 아내 B씨에게 성관계 영상 촬영과 성인방송 출연을 요구하며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요구를 거부한 B씨를 수차례 집에 감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해 12월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A씨는 2011년 여성 나체 사진 등을 98차례 인터넷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도 받았다. 당시 직업군인이던 A씨는 이 사건으로 강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선고공판은 다음달 12일 열린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 기자 k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