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남부 라파서 ‘최악 충돌’ 벌어지는데…“대규모 군사 작전 없다”는 미국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 작전을 전개하며 서쪽으로 공격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선 이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는 와중에 미국은 “대규모 군사 작전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밤 라파에서 교전이 격렬하게 벌어졌고 공습도 잇따랐다. 주민들은 이날을 지금까지 이 일대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격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전투기, 아파치, 쿼드콥터에서 매우 강렬한 사격이 날아들었다. 모두 라파 서쪽 지역을 공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안전구역으로 지정한 알마와시에서도 공격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알마와시로 피신한 한 주민은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공격을 들었다. 이번 공격은 알마와시 남서쪽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우려된다. 이곳은 안전구역이어야 한다. 그들이 이곳을 공격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관영 와파통신도 이스라엘군이 알마와시에 “공중, 지상, 해상을 통한” 미사일과 대포 공격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러한 보도를 즉시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 “인도주의 지역인 알마와시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마스 전사들과 대면 전투를 벌이고 있는 라파에서 작전을 계속하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지난 하루 동안 목표물 45개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라파에서의 충돌은 지난달부터 격렬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라파 지상 작전이 하마스 궤멸을 위한 필수 절차라고 주장한다. 그 결과 수십만명이 라파를 탈출하면서 인근 알마와시의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에게 안전구역의 위치를 전단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안내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제한된 가자지구 주민들로선 자신이 안전구역으로 지정된 곳에 있는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NYT는 지적했다. 유엔은 7월 중순까지 100만명 이상이 사망과 기아에 직면하리라 경고했다.
미국은 라파 공격을 감행한다면 무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이스라엘에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라파 작전 확대에 관한 질문에 미 국무부는 “아직 대규모 군사작전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계속해서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나, 아직 그들(이스라엘)이 본격적인 대규모 군사작전 같은 것을 시작했다고 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수백만명이 라파를 떠난 것은 알고 있지만, 작전 자체만 놓고 보면 우리가 이스라엘 정부에 직접 경고했던 유의 작전과는 다소 달라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 협정이 아직 체결되지 않은 것을 두고 하마스를 지목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가장 큰 문제는 하마스가 서명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결실 여부는 두고 봐야 알겠으나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얼마나 많은 인질이 살아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13일 CNN과 인터뷰에서 “인질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면 그건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행한 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6주 휴전만을 원하고 그 후에는 다시 전투에 복귀하기를 바란다. 내가 보기에 미국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영구적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공격하기로 한 결정에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이스라엘의 점령 탓이다. 당신이 저항하든 저항하지 않든 그들은 당신을 죽일 것이다. 또한 당신을 고국에서 쫓아낼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냥 기다려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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