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묻지마 칼부림' 조선, 2심서도 무기징역 선고(상보)

2심 재판부 "아무 잘못 없는 고귀한 생명 희생… 잔인하고 포악"

신림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20대 청년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선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7월21일 조선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나와 호송차로 향하는 모습. /사진=뉴스1

'신림동 흉기 난동'의 피고인 조선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김재호 김경애 서전교)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선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조선은 지난해 7월2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청년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조선은 범행을 위해 택시를 2번 무임승차하고 흉기 2개를 훔친 혐의도 받는다.

조선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이 계속되자 은둔 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에 작성한 글 때문에 모욕죄로 고소당했다. 범행 나흘 전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자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2심 재판부는 "백주대낮에 다수 시민이 지나는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부위를 조준해 내리찍는 등 범행이 극도로 잔인하고 포악하다"며 "피고인이 피해망상을 겪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 잘못 없는 고귀한 생명이 희생됐고 3명의 피해자는 육체적·정신적으로 막대한 고통을 겪었다"며 "피고인으로 하여금 평생 사회와 격리해 참회하도록 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모방범죄 등 사회적인 문제도 야기됐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서현역 칼부림 사건 등 모방범죄·이상동기 범죄를 야기하고 인터넷에 모방범죄를 예고하는 글도 여럿 게재됐다"며 "국민의 공포가 사회적으로 가중되고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조선과 검찰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4일 열린 2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같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전도유망한 22세 청년을 잔인하게 살해했다"며 "다수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가했음에도 살인 의도는 없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복구에도 나서지 않는 등 개전의 정이 없다"고 밝혔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