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딸 죽음 목격했다”…‘하남 교제살인’ 유족, 엄벌 호소

정윤경 기자 2024. 6. 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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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하던 남성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20대 여성의 유가족과 지인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가해자 엄벌을 탄원했다.

여자친구를 서울 강남역 건물 옥상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여 만에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교제 살인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 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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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통보 받은 뒤 피해자 아파트 찾아가 흉기로 살해
“꽃다운 20세 피지도 못한 아이의 억울함 어떻게 풀어주나”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피해자 대학교 동기들이 만든 SNS 계정 ⓒ엑스 캡쳐

교제하던 남성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20대 여성의 유가족과 지인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가해자 엄벌을 탄원했다. 여자친구를 서울 강남역 건물 옥상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여 만에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교제 살인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 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하남경찰서는 하남시 한 아파트에서 2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혐의로 남성 B씨를 지난 11일 구속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둘은 교제하던 사이로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B씨는 그를 불러내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건 피해자 언니인 C씨는 SNS에 "믿을 수 없는 끔찍한 현실에서 힘겹게 동생을 떠나보내고 세상에 이 사건을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려 한다"며 "사건이 축소되는 일이 없도록 공론화되길 유족은 바란다"고 사건의 진상을 밝혔다.

C씨는 이별 통보를 받은 B씨가 앙심을 품고 A씨의 아파트를 찾아왔다고 했다. C씨에 따르면, A씨는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 마음이 좋지 않다'는 내용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눴다. 같은 날 밤, 오후 10시경 A씨는 가해자 연락을 받고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유가족은 B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등을 고려해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 C씨는 "가해자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한 번이 아닌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다"며 "목과 안면, 손 등이 심하게 훼손돼 다량의 출혈이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결국 숨졌다.

C씨는 피해 현장을 직접 목격한 가족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119 연락을 받고 내려 간 아빠와 오빠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동생을 직접 목격했다"며 "가족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얼마나 아팠고,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도 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B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 C씨는 "꽃다운 20세 피지도 못한 아이의 억울함은 어떻게 풀어줘야 하느냐. 반성하고 있기 때문에, 초범이라, 심신이 미약해 (감형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엄중한 처벌을 내려 충분한 죗값을 치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A씨의 대학교 동기와 선배들도 엄벌 탄원서를 작성하고 국민동의 청원을 올리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피해자와 대학에서 함께 법을 배우는 사람들이었다"며 "소중한 친구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교제 살인의 피해자가 돼 안타깝고 화가 난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친구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와 행정부에서 나서서 강력한 법률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며 "최근 들어 교제 폭력, 살인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고 친구가 이러한 사건의 마지막 피해자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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