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속신앙과 공포의 만남, 아랍인을 매료시키다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영화 끝내주네요, 한국 문화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파묘(영어명 Exhuma)’의 영화 시사회가 UAE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오후 8시에 열렸다. 중동을 휩쓸고 있는 한류의 인기를 반영하듯 UAE 현지언론을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 김고은과 이도현의 인기는 이곳에서도 화제였다. 시사회에 참여한 인플루언서인 마리암(24) 씨는 “이도현 배우의 연기를 예전 한국 드라마 <더글로리>에서 처음 보고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그의 연기를 스크린에서 다시 보게 되어 너무 기분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14분동안 관객들은 영화에 몰입했다. 필자는 한국 사람이기에 자막이 필요없다는 특혜 아닌 특혜를 받으면서 오롯이 100%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영화 스크린 밑에 아랍어와 영어자막이 동시에 나오는 것이 신선했다.
다른 관객 모하메드 타일 씨는 “유령이 단순한 유령이 아니라 여러 영혼과 동물의 영혼이 합쳐진 새로운 존재라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이 존재가 단순히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지배하려 한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반면 레바논 출신 인플루언서인 에릭 씨는 “왜 갑자기 일본군의 혼령이 등장했는지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 혼령이 과거에 어떤 역할을 했고, 왜 이곳에 묻혔는지, 그리고 왜 이런 강력한 혼령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나와 같은 외국인이 짧은 시간에 이해하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고 의문점을 드러냈다.
한국의 토착적 소재를 오컬트라는 서양 영화 문법에 녹여냈다는 것도 해외 관객이 주목하는 이유다. 여기에 같은 아시아국가로서 정서적으로 동질감이 있는 데다 젊은 배우들의 열연도 쉽게 아랍 MZ 세대에 다가갈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영화가 중동에서 상영되길 바란다.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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