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광장에 대형 구조물…북, 푸틴 맞이할 준비 ‘착착’
북, 러시아 감싸며 우크라 평화회의 비난
통일부 “국제 사회 비난할 자격 있나”
북한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을 준비하는 동향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24년 만의 방북은 내주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평양 김일성 광장에 무대로 추정되는 대형 구조물이 설치된 모습이 위성 사진으로 포착됐다. 과거 중국이나 러시아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거나 열병식이 진행될 때 포착된 구조물과 유사하다.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도 붉은색을 띤 거대한 구조물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구체적인 형태는 식별하기 어렵지만 영빈관으로 차량이 들어가는 입구 주변에 구조물이 새로 들어서 푸틴 대통령을 맞이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백화원 영빈관은 과거 한국 대통령들이 방북했을 때 묵었던 숙소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모두 이 곳을 이용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9년 방북 당시 금수산 태양궁전 근처의 금수산 영빈관을 이용했다. 백화원 영빈관은 환영 공식 행사 장소로 쓰였다. 푸틴 대통령 방북도 이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평양 순안 국제공항 활주로가 깨끗하게 비워진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과거 문 전 대통령, 시 주석 등 외빈들의 방북을 앞뒀을 때도 북한은 대규모 방문단을 맞이하기 위해 고려항공 비행기들을 활주로가 아닌 터미널 외부 구역으로 옮겨뒀다.
북·러는 모두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의 타국 방문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은 내주 초에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이뤄지는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측은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조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의 24년 만의 방북을 앞두고 북·러는 대외적으로 우호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웃(북한)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킬 우리의 권리에 대해 누구도 우려해서는 안 되고 누구도 논란을 제기할 수 없다”며 “북한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이며 북한과의 관계는 상승 궤도에서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공식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는 15~16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를 비난하며 러시아를 감쌌다. 신문은 “회의의 명칭에는 그럴듯한 외피가 씌워졌지만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의 기본 당사국인 로씨야(러시아)의 참가도 없이 그 무슨 평화에 대하여 운운하는 것이야 말로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정부는 북한의 입장에 “비난할 자격이 있나”라고 맞받았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면서 러시아와의 불법적 무기 거래로 국제 규범을 노골적으로 훼손하고 있다”며 “조국을 지키려는 우크라이나와 국제 규범을 호소하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을 폄훼하고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러시아를 향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러시아와 북한 간 교류 협력은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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