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백수아들이 망치로 때렸는데…아버지는 “학대 아니다” 눈물로 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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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만난 박진리 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장은 "친척이나 자녀들이 왕래하는 가정의달, 설·추석같은 명절에는 신고가 특히 많아진다"며 "주변 상황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노인들의 서운함이 커지고, 잔소리를 훈계로 여긴 사람들이 어르신에 신체적 학대를 가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찾은 서울 서초구 서울특별시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 벽에 붙어있는 커다란 화이트보드에는 '학대 88, 일반 313, 계 401' 숫자가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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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미수 아들 “학대 아냐” 감싸
어르신들 피해 당하고도 쉬쉬
가정의달 5월 오히려 신고 늘어
“큰 소리나면 귀 기울여주길”
지난 12일 만난 박진리 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장은 “친척이나 자녀들이 왕래하는 가정의달, 설·추석같은 명절에는 신고가 특히 많아진다”며 “주변 상황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노인들의 서운함이 커지고, 잔소리를 훈계로 여긴 사람들이 어르신에 신체적 학대를 가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찾은 서울 서초구 서울특별시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 벽에 붙어있는 커다란 화이트보드에는 ‘학대 88, 일반 313, 계 401…’ 숫자가 붙어있었다. 올 들어 노인학대피해 신고와 학대의심신고 건수를 표시한 것이다. 지난달은 가정의 달이었는데 신고 건수가 100건이었다. 평소 60~80건 수준보다 눈에 띄게 많은 것에 대한 설명인 셈이다.
때리는 것만 학대가 아니다. 노인복지법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신체적·정서적·성적 폭력을 가하거나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것,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방임하는 행위를 모두 노인학대로 규정한다.
노인학대는 해마다 빠르게 늘고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4년 976건이었던 노인학대피해 신고건수는 지난해 3384건으로 증가했다. 취업에 실패해 부모와 같이 거주하는 자녀나 부모 이혼 후 조부모가 손주를 키우는 조손가정이 늘어나면서 자식이나 손주로부터 학대피해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조사에 따르면 노인학대행위자 중 43%는 배우자, 29.5%는 아들이었다. 학대행위자 중에서는 무직(66.4%) 비중이 가장 높았다.
가정 내 폭력이다보니 어르신들은 피해를 당하고도 쉬쉬한다. 박 관장은 “사건 접수를 해야 피해자 보호가 가능한데, 위협을 느껴 신고는 하더라도 가족에게 해가 갈까봐 사건접수는 안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취업을 못한 40대 아들이 ‘게임 좀 그만하라’는 아버지 머리를 망치로 세 차례 내리쳐 살인미수 혐의로 교도소에 간 사건이 대표적이다. 아들이 8살 때부터 홀로 키운 아버지는 아들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마음을 놓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조현병 이력이 있을 뿐 나를 고의로 학대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교도소에 가면 치료를 못받아 상태가 악화되니 치료받게 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쓰고 500여명의 서명을 모아오기도 했다. 기관에서는 가해자와의 피해자 분리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이웃 안전망’을 최대한 촘촘하게 엮는다. 학대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가정 근처에 경찰 순찰 강화를 요청하기도 하고 이웃에 “밤에 큰소리가 나면 신고해달라”고 당부한다.
젊은 세대가 ‘노인’이라는 단어 자체에 부정적인것도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된다. 박 관장은 “나이가 들어간다고 다른 사람이 되어가지 않는다, 노인도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교육을 통해 알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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