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재판 또 공전…해외 머물며 4년10개월 불출석
재판부 “입국 안해 고소·고발 대응 못 해” 반문
‘황제노역’ 논란 이후 수년째 해외도피 행각을 이어가며 자신의 조세포탈 혐의 재판에 불출석 중인 허재호(82) 전 대주그룹 회장이 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광주지법 11형사부(재판장 고상영)는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기소된 허씨에 대한 공판에서 “구인영장 발부나 유효기간 만료에 따른 재발부 등 범죄인 인도 절차를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허씨는 지난 2007년 5월부터 11일 사이 사실혼 관계였던 A씨 등 명의로 보유한 주식 매각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5억여 원과 차명 주식 배당금의 종합소득세 650여 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씨는 2015년 뉴질랜드로 출국한 뒤 건강 악화와 코로나 등을 이유로 지난 2019년 8월 광주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부터 4년 10개월 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 2020년 11월 허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인영장을 발부했으나 효력 기간 만료로 집행하지 못했다.
허씨의 변호인 측은 이날 재판에서 “기소된 양도세 등은 모두 국세청에 납부해 납세의무가 종결됐다”며 “고령인 피고가 고국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어 하지만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수사 때문에 고민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허씨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고소·고발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변호인 측에 반문했다. 이어 “당장 귀국하지 않으면 범죄인 인도절차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이 재판과 별도로 허씨가 대주그룹에서 약 100억원을 빼내 전남의 한 골프장에 넘겼다는 횡령·배임 고발 사건에 대해 보완 수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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