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노인 학대 7000건 넘어… 가정 내 학대가 가장 많아
보건복지부, "노인학대 예방, 신고가 힘이 됩니다"
노인 학대 사건이 수년 새 계속 늘어 지난 해 7000건을 넘어섰다.
시설 내 학대는 줄어든 반면 가정 내 학대는 늘어났다. 노인 부부 가구가 늘면서, 학대 행위자 중 배우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늘어나는 노인 학대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범죄자의 관련 기관 취업실태를 점검하고, 노인 학대 예방신고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가 14일 '제8회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발간한 '2023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노인 학대 신고는 2만1936건으로, 전년(1만9552건)보다 12.2% 늘었다.
게다가 전체 신고의 32%인 7025건이 학대로 판정됐다. 학대 판정 건수는 전년(6807건)보다 3.2% 늘었다.
노인 학대 신고·판정 건수는 최근 5년간 계속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노인 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1만6071건, 2020년 1만6973건, 2021년 1만9391건, 2022년 1만9552건, 지난해 2만1936건이었다.
학대 판정 건수는 같은 기간 5243건, 6259건, 6774건, 6807건, 7025건으로 계속 늘어났다.
학대 유형은 작년 기준 신체적 학대가 4541건(42.7%), 정서적 학대 4531건(42.6%), 방임 758건(7.1%), 경제적 학대 352건(3.3%), 성적 학대 265건(2.5%) 순으로 많았다.
노인 학대 발생 장소로는 가정이 6079건(86.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시설은 679건(9.7%)이었다.
가정 내 학대는 전년(5867건)보다 3.6% 증가했지만, 시설 내 학대는 전년(714건)보다 4.9% 감소했다.
학대 행위자는 배우자가 2830건(35.8%)으로 가장 많았고, 아들이 2080건(26.3%)으로 뒤를 이었다. 학대 행위자는 2020년까지 아들이 가장 많았으나, 2021년부터 배우자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
배우자의 비율은 2021년 29.1%, 2022년 34.9%, 2023년 35.8%로 계속 상승했다. 배우자를 학대하는 성별은 남성 2466명(87.1%)이 여성 364명(12.9%)보다 많았다.
학대 피해 노인의 연령은 65∼69세가 1655건(23.6%)으로 가장 많았고, 70∼74세 1576건(22.4%), 75∼79건 1354건(19.3%) 순이었다.
치매 노인 학대는 2019년 831건, 2020년 927건, 2021년 1092건, 2022년 1170건, 2023년 1214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재학대 건수는 759건으로 전체 학대 사례의 10.8%를 차지했다. 재학대는 작년(817건)보다 7.1% 감소했다.
복지부는 노인학대 행위자 상담·교육과 사후관리를 의무화하고, 인공지능(AI) 상담과 정보통신기술(ICT) 모니터링을 통해 재학대 발생 위험군 관리를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늘어나는 노인 학대에 대응하기 위해 노인 학대 관련 범죄자의 취업 제한 대상 기관을 확대하고, 취업 실태를 공개해 재학대 예방을 강화한다.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오는 8월부터는 노인 학대 관련 범죄 경력이 있는 자는 노인복지시설이나 의료기관, 치매안심센터 등 13개 기간 외 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노인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 비영리법인에도 취업할 수 없다.
현재 복지부는 관할 행정기관에서 노인 학대 범죄자의 취업 실태 점검 결과를 제출받고, 2개월 안에 홈페이지에 게시해 12개월 동안 공개하고 있다.
또 노인 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인 학대 예방 신고 앱 '나비새김'을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 장기 요양기관 입소자와 종사자가 설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노인 학대 범죄자의 취업실태를 공개하고 재학대 위험군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해 어르신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안전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하며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하고 있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jolichio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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