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빨리 번지는 과수화상병…농식품부 “생산량 영향 극히 제한적”
올해 과수화상병 확산세가 지난해보다 가파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화상병 세균의 활동성이 활발해진다는 점에서 이달 말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사과와 배 등 재배 면적 대비 화상병 발생 비중이 지극히 낮다며 올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지난 12일 기준)는 107농가로, 발생 면적은 50.5ha(헥타르·1㏊는 1만㎡)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농가 수(99)는 8.1%, 면적(39.9ha)은 26.6% 많은 수준이다. 올해 과수화상병 발생을 사과와 배로 구분하면, 사과는 82농가·23.4ha에서, 배는 25농가·27.1ha에서 각각 발생했다.
감염 확산 속도가 빨라 ‘과수의 구제역’으로도 불리는 과수화상병은 잎과 과일 등이 불에 타 화상을 입은 듯 흑갈색으로 변하며 고사하는 병이다.
지난달 13일 충북 충주 사과 과수원과 충남 천안 배 과수원에서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이후 한달 만에 가파른 확산세를 보인 이유는 평년 대비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이다. 올해는 1월부터 4월20일까지 평균기온이 6.2도로, 평년보다 2도 높고 강수량은 91.5mm 많았다.
정부는 올해 사과와 배의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와 면적이 전년 대비 확대됐으나, 생육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지 과수화상병 발생 면적은 전체 사과와 배의 재배 면적 4만3000ha의 0.1% 수준에 불과하다며 기상조건을 감안하더라도 2020년과 같은 대규모 발병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2020년의 경우 6월12일 기준 발생 면적은 219.6ha로 올해 50.5ha의 4.3배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현재까지의 기상 및 생육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사과와 배 생산량은 평년(49만t)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무더위와 장마, 집중호우 등이 잦아지는 5~7월에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5월29일부터 위기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생육시기별 위험요소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수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장마와 폭염, 태풍 등 기상 재해 대응과 탄저병 등 병해충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피해 우려지역을 중심으로 철저한 모니터링, 재해예방시설 사전 점검, 농가 기술지도 강화, 방제약제 살포 적기 알림 등을 통해 올해 햇과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economy/market-trend/article/202405232138015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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