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대북 불법송금 기소’에 “희대의 조작 사건”

정대연 기자 2024. 6. 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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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윤중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검찰이 이틀 전 자신을 쌍방울그룹 대북송금과 관련한 제3자뇌물 등 혐의로 기소한 것과 관련해 “이 사건은 희대의 조작 사건으로 결국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위해 출석하기 전 기자들 앞에 서서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해 보라. 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지난 7일 쌍방울그룹 뇌물수수와 대북송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1심에서 징역 9년6개월에 벌금 2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5일 뒤인 지난 12일 이 전 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으로 하여금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대납하게 한 혐의 등으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위증교사 혐의,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사건 재판을 포함해 총 4건의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작심한 듯 언론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검찰이라는 국가권력기관이 사건을 조작하고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면 그걸 열심히 받아쓰고 조작하지만, 그에 반하는 객관적 사실이 나오더라도 전혀 그런 점에 대해 관심을 안 갖는다”며 “여러분들은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벗어난 잘못된 태도들 때문에 이 나라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진실은 바다 속에 가라앉는다”며 “언론의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동일한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전혀 다른 판단을 해서 상반된 결론이 났다”며 “왜 이런 점에 대해 언론은 한 번도 지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건 공범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의 1심 재판부가 앞서 대북송금 사건을 ‘쌍방울이 주가 상승을 노리고 벌인 대북 사업’이라고 판시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는 “같은 법원이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서는 ‘이재명과 경기도를 위한 송금’이라고 판결했으면 언론이 이런 점이 왜 발생했나를 최소한 보도해야 하지 않느냐”며 “그런데 전혀 이런 점을 지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정원 보고서에 분명히 ‘쌍방울의 대북 사업을 위한 송금이다, 주가조작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런 국정원 기밀 보고서가 맞겠느냐, 아니면 조폭 출신으로 도박장 개설했다 처벌 받고 불법 대부업 운영하다 처벌 받고 주가조작 하다 처벌 받은 부도덕한 사업가(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말이 맞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의 1심 재판부는 이 대표가 언급한 국가정보원 문건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런 점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어떻게 이런 있을 수 없는 희대의 조작 사건이 가능하겠느냐”고 주장했다.


☞ 서초·수원 오가며 동시에 재판 4개…이재명 ‘사법 리스크’ 가중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406122051025


☞ 법원, ‘이재명에 스마트팜 비용 대납 보고 들었다’는 김성태 진술 인정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406111905001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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