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여 년 만에 전국단위 자사고 생기나…경기외고, 전환 추진
[EBS 뉴스12]
한때 인기 가도를 달렸던 외국어고가 기존 지위를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이공계 선호가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건데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IB를 공교육에 도입한 경기외국어고등학교도 최근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배아정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칠판 앞에 머무는 대신 학생들 옆에 앉은 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생들의 토론을 경청하고 가끔씩 질문을 던져 생각을 이끌어냅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이 아닌, 토론과 논술 중심의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이른바 IB 교육입니다.
인터뷰: 정승아 1학년 / 경기외국어고등학교
"책 가지고 직접 토론도 해 보고 모둠별로 발표도 해 보고 좀 더 자유로운 생각이 가능해서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신체 활동이나 동아리 등, 책상을 벗어난 교육도 IB 프로그램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인터뷰: 김가예 3학년 / 경기외국어고등학교
"반에서 공부만 했더라면 친구들이 좀 경쟁자로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서로 경쟁심만 더 키워지고 근데 그게 아니라 스포츠를 플레이하면서 학업적인 부분에서 얻는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하고 친구들과 땀 흘려서 같이 운동하고 협응심을 기르게 되니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IB를 공교육에 도입한 경기외고가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을 추진합니다.
IB 특화라는 전문성을 살려 자사고라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전국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자사고는 2011년 용인외대부고가 외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이후 10여 년만입니다.
자연계열이 입시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이공계를 희망하는 인재까지 흡수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인터뷰: 육광희 교장 / 경기외국어고등학교
"문과와 이과를 같이 통합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좀 자율적인 그런 교육과정이 필요한 그래서 자사고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전국 자사고로 전환이 되면은 IB 교육과정을 좀 더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고…."
국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업이 원어민과 영어로 이뤄지는 만큼, 자사고 전환 이후에도 학교 수업만으로 해외대학 진학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경기외고는 현재 경기도교육청에 외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올해 하반기 중 자사고 신청 서류 등을 접수한 뒤 교육부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전환이 완료되면,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6학년도부터 자사고로 지위를 바꾸게 됩니다.
외국어고가 자율고 전환을 추진하는 건 강원외고와 부일외고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한때 인기 가도를 달렸던 외국어고지만 급변하는 산업 수요에 맞춰,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생존전략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