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또다시 무산된 '제4이통'…정부, "자본금 조성 신뢰 못해"(종합)

심지혜 기자 2024. 6. 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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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스테이지엑스 '제4이통사 후보자격' 취소 추진
자본금 2050억원, 필요 서류 제출시점까지 마련 안 돼…"취소사유"
자본금 납입 계획도 문제…주주들 납입계획 확정 안된 것 확인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8GHz 통신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2024.02.0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가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 선정을 취소한다. 자본금 조성 방안을 신뢰할 수 없는 데다 주주구성 신청서와 달라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인 주식회사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필요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법령이 정한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선정 취소 사유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14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추가적인 해명과 이행을 요구했지만 취소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고 주파수할당 신청시 주요 구성주주들이 서약한 사항도 지키지 못했다"며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 주파수 할당 법인으로 선정…필요 서류 검토

과기정통부는 앞선 28㎓ 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통해 4301억원의 최고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를 2월 5일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했다. 주파수할당을 위해 스테이지엑스에 필요사항 이행을 증빙하는 필요서류를 3개월 이내인 5월 7일까지 제출하라고 안내했다.

주파수할당 고시 제12조제1항에 따라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할당대가(할당대가의 10%인 430억1000만원) 납부 영수증, 법인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주식납입금 보관증명서, 할당조건 이행각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할당 고시 제12조제3항 및 제13조에 따라 필요사항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또는 주파수할당통지서 교부를 결정한다.

과기정통부는 자본금 납입 증명서 및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해야 한다. 주파수할당 신청시 지분 5% 이상 주요주주가 연명으로 작성·제출한 서약서는 주파수할당 신청시의 법인과 실제로 설립된 법인이 일치하도록 임의적인 구성주주 변경을 금지하고, 각 구성주주들이 할당신청서류에 적시한 자금조달 계획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약속한 자본금 현저히 미달…'선정 취소 사유'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자본금 납입 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주파수할당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원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만 납입됐다고 했다.

이에 주파수할당신청서에 적시된 자본금 2050억원과 실제 납입 자본금 사이의 차이에 대한 해명을 스테이지엑스에 요청했지만 스테이지엑스는 올해 3분기까지 납입하겠다고 답변했다.

과기정통부는 복수의 법률자문을 받았지만 필요서류 제출시점인 5월 7일에 자본금 2050억원 납입 완료가 필수요건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주파수할당 고시 제12조 제3항은 할당대상법인이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선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당초 주파수할당신청서에 기재한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은 것은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스테이지엑스의 6월 13일 현재 법인등기부등본에는 자본금이 1억원으로 기재돼 있어 자본금 납입 증명서(주식납입금보관증명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추가자료에 따르면, 신청 당시 5% 이상 주요주주 6개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 1개 뿐이다.

다른 주요주주 5개는 필요서류 제출기한인 5월 7일까지 자본금 납입을 하지 않았고 기타주주 4개 중 2개도 납입하지 않았다. 이에 구성주주 및 구성주주별 주식소유비율도 주파수할당신청서의 내용과 크게 상이하다고 봤다.

과기정통부는 "인가 없이 구성주주 및 주식 소유 비율을 변경해서는 안된다"며 "할당신청서류에 기술한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서약 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이 또한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자본금 납입계획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과기정통부는 필요사항 및 서약 사항 이행 촉구를 위해 3차례에 걸쳐 각 구성주주들의 자본금 납입 증빙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스테이지엑스는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지위 확보 이후 출자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답변했으나 과기정통부는 주요 구성주주들의 자본금 납입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별도로 확인했다.

"자본금 확보 안 되면 사업수행 어려워"…청문 거쳐 최종 결정

과기정통부는 복수의 법률자문과 법률·행정, 경제·경영, 전파·기술, 소비자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파정책자문회의의 자문을 통해 ▲주파수할당에 필수인 필요사항이 완료되지 않았고 ▲구성주주가 할당신청서와 상이하다고 봤다. 이는 모두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주장하는 자본금 조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할당신청서에 적시된 자본금이 적절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잔액 90%, 3870억9000만원) 납부, 설비 투자, 마케팅 등 적절한 사업수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비제조사 등 협력사, 투자사, 이용자 등 향후 예상될 수 있는 우려사항도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처분 예정임을 사전 통지하고, 향후 행정절차법에 따른 청문을 거쳐 선정 취소 처분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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