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푸틴 방북 앞두고 ‘우크라 평화회의’ 맹비난하며 러 적극 두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파사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특별세션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앞두고 북한 관영 대외언론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다시 강하게 두둔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평화의 간판을 내건 대결과 전쟁 확대의 모의판’이란 논평을 통해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대해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의 기본 당사국인 러시아의 참가도 없이 그 무슨 평화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요청으로 미국, 유럽 등 대표가 모여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협의하는 평화회의는 오는 15·16일 스위스에서 열리는데, 한국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정부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회의가 “‘평화’의 미명으로 대결과 전쟁을 사촉하려는 자들이 머리를 들이밀고 모의하는 음모적인 회의”라고 규정하고 “(미국이) 갈수록 렬세(열세)에 빠져드는 주구의 가련한 처지와 나토 성원국들 속에서 증대되는 ‘우크라이나 지원 피로감’을 국제적인 대로씨야(러시아) 압박공조로 만회하려는 흉심”으로 평화회의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실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과 세계의 평화를 바란다면 기만과 위선이 아니라 진정과 성의를 가지고 쌍방이 회담탁에 공평하게 마주 앉게 하는 것이 유익하고 옳은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면서 러시아와의 불법적 무기 거래로 국제규범을 노골적으로 훼손하고 있는 북한이 조국을 지키려는 우크라이나와 국제규범을 호소하려는 국제사회 노력을 폄훼하고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평양에 있는 귀빈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 입구에 붉은색 물체가 설치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이날 민간 위성이 찍은 사진을 근거로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을 맞이하려고 붉은 물체로 영빈관을 단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이다. 백화원 영빈관은 북한을 방문한 역대 한국 대통령들이 사용한 숙소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2009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방북 때 머물렀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