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만 호갱?…가격 올렸던 명품들 중국서 50% 파격 할인

정혜인 기자 2024. 6. 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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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에서는 최대 50% 할인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명품 브랜드가 최근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Tmall)에 전례 없는 수준으로 제품 가격 할인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중국 소비 감소로 인한 재고 문제 우려를 반영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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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서 자사 제품을 최대 3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티몰 사이트 갈무리


한국에선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에서는 최대 50% 할인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명품 브랜드가 최근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Tmall)에 전례 없는 수준으로 제품 가격 할인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중국 소비 감소로 인한 재고 문제 우려를 반영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이달부터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상징인 아워글래스 핸드백을 최대 35%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는 발렌시아가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해외 주요 명품 제품 판매 플랫폼에 등록된 가격보다 저렴한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발렌시아가는 올해 1~4월 중 3개월 동안 평균 40% 할인에 나섰다. 또 티몰에서의 할인 제품 수(1~4월 기준)는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며 "지난해보다 더 적극적으로 할인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발렌시아가는 지난해 1~4월 중 1월에만 평균 30%의 할인 행사를 했고, 2022년에는 할인이 없었다.

발렌시아가 이외 카프리홀딩스의 베르사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지방시, 버버리그룹은 이달 티몰과 중국의 다른 플랫폼에서 모두 판매 가격을 절반 이상 인하했다. 한 관계자는 "베르사체의 평균 할인율은 지난해 초 약 40%에서 올해 50% 이상으로 올랐다"며 명품 브랜드의 가격 할인 폭이 이전보다 커졌고, 할인 기간도 더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몇 개에 불과했던 할인 제품의 수도 올해 수백 개로 늘었다고 부연했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중국 상하이 루이뷔통 매장 /AFPBBNews=뉴스1


명품 업계는 그간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는 것을 막고자 아울렛이나 비공개 세일을 통해 재고를 소진해 왔다. 이번처럼 플래그십 플랫폼에서 파격적인 할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드문 일이다. 블룸버그는 "독점적인 이미지와 가치 유지를 강조하는 명품 브랜드의 이런 할인 행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그만큼 명품 업계의 중국 매출 부진 및 재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명품 브랜드의 할인이 단기적으로 재고를 소진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잦은 가격 인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망가뜨려 VIP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디지털럭셔리그룹의 자크 로이젠 중국 컨설팅 담당은 "세계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소비자 접점인 티몰에서 (명품 브랜드가) 할인 행사를 한다는 것에 놀랍다"며 "이는 마치 뉴욕 5번가나 파리 샹젤리제에서 공개 세일을 하는 것과 같아 적절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카 솔카 샌포드 번스타인 소매업 애널리스트들은 "명품 브랜드의 중국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현 상황에서 할인 등으로 재고를 소진해 수익을 창출하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국 매출이 회복되기 전까지 브랜드의 할인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LVMH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중국 시장 침체에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다. 이탈리아 명품 구찌 모기업인 프랑스 명품 재벌 케링은 앞서 중국 매출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순익이 45% 급감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버버리의 주가는 중국과 미국 수요 약세로 1년 새 절반 이상 추락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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