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이 영상 공개”…목소리 낸 밀양 사건 피해자 [친절한 뉴스K]

김세희 2024. 6. 1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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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일부 유튜버가 20년 전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잇따라 공개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도 함께 나왔는데, 당시 가해자들의 받은 처벌과 신상 공개 사태에 대한 피해자의 입장을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 재조명됐습니다.

시작은 지난 1일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었습니다.

한 유튜버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한 겁니다.

관심이 집중되면서 다른 유튜버들까지 신상 공개에 가세했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크게 일자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직장에서 해고되고 관련된 식당이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들이 반성 없이 자유롭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분노했습니다.

사건 당시 가해자들은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청소년이라는 이유 등으로 한 명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해당 사건은 2004년 밀양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입니다.

당시 사건에 가담한 44명 가운데 10명은 기소됐으며 20명은 소년부로 송치됐습니다.

나머지는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등의 이유로 공소권이 없다는 결정 등이 내려졌습니다.

당시 성범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수사와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였기 때문에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처벌을 피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어진 재판에서 기소된 10명 가운데 5명에게 소년원 송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1명은 2년 이내인 장기 7호 처분을, 나머지 4명은 6개월 이내인 단기 6호 처분을 받았습니다.

함께 송치된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장기 보호 관찰과 함께 80시간의 사회 봉사 활동과 40시간의 교화 프로그램 수강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결론적으로 가해자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 처벌받지 않고 전과 기록도 남지 않았습니다.

20년이 지나 공권력이 하지 못한 일을 뒤늦게 개인이 나서 처벌하려는 이른바 '사적 제재'라는 논란 속에 또 다른 논란도 생겨났습니다.

잘못된 신상 공개로 인한 피해자가 나온 겁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고소나 진정도 10건이 넘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밀양 사건 피해자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피해자 자매는 직접 쓴 편지를 통해 영상 정보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밀양 사건 피해자 입장문 대독 : "피해자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이 맞습니다. 앞으로도 유튜브에 피해자 동의 보호 없는 이름 노출,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동은 삼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어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전했습니다.

피해자는 지난 20년 동안 일상이 상실된 삶을 살아왔다고 고백했습니다.

[밀양 사건 피해자 입장문 대독 : "가끔 죽고 싶을 때도 있고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미친 사람처럼 울 때도 있고 멍하니 누워만 있을 때도 자주 있지만 이겨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며 관심과 응원에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밀양 사건 피해자 입장문 대독 : "마지막으로 이 사건이 잠깐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잠깐 반짝하고 피해자에게 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길 바랍니다."]

이번 기회에 사법 체계에 대한 성찰과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피해자 지원단체는 가해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지원이 필요한 때라며 모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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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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