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휴진 불참 의사들에 "환자 곁 선택해줘 감사"

분만·아동·마취·뇌전증 의사들 '환자 옆 남겠다' 이탈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을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14일 서울의 한 병원 접수창구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6.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14일 일부 의대 교수들과 개원의들이 전면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이에 불참하기로 한 의사들을 향해 "환자 곁을 선택해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국민과 환자들이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의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고 18일에는 대한의사협회를 주축으로 의사들이 전면 휴진을 예고했다.

그러나 전국 분만 병의원 140여 곳이 속한 대한분만병의원협회와 전국 130여 곳의 아동병원이 소속된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집단휴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또한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 이어 대학병원 뇌전증 교수들로 구성된 거점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도 병원에 남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 총리는 "아기를 가진 산모와 몸이 아픈 아이들, 뇌전증 환자들은 의사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휴진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앞서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의사집단행동 대비 현장점검을 위해 서울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을 방문하고 "부디, 지금의 결정을 거두고 환자 곁에 머물러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총리는 "의대 교수들이 제자인 전공의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해 집단휴진을 예고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집단행동을 거두고 전공의들에게 차분한 선택의 시간을 주는 것이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 단체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집단휴진과 무기한 휴진 결의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재학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환자에게 2024년은 고통 그 자체이며 이제 환자는 각자도생을 넘어 각자도사의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며 "누구도 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데 환자는 도대체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라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