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여제' 나아름 뜻 이어…송민지 "나라 생각하며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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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여제' 나아름이 최근 갑작스럽게 은퇴한 후 사이클계에서는 누가 여자부 국가대표로 파리 올림픽에 나설지 관심이 쏠렸다.
이번 도로사이클 대회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는 송민지는 "'내가 올림픽 도로 종목에 나가도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힘든 코스가 많은데, 나는 그런 코스에는 취약한 선수"라고 말하면서도 "나라를 생각하면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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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사이클 여제' 나아름이 최근 갑작스럽게 은퇴한 후 사이클계에서는 누가 여자부 국가대표로 파리 올림픽에 나설지 관심이 쏠렸다.
김유로(한국국토정보공사)로 일찌감치 확정된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에서는 5명의 선수가 나아름이 떠난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최종 승자는 나아름의 소속팀 후배 송민지였다.
송민지는 지난 11일 열린 '2024 아시아 도로사이클선수권대회' 여자 개인도로 종목에서 우승하면서 파리 올림픽 출전자로 확정됐다.
112.6㎞ 구간을 2시간 56분 51초 만에 주파해 84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시아 제패와 파리행 티켓 획득이라는 겹경사를 누린 셈이다.
우리나라 여자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6년 나아름 이후 8년 만이다.
나아름의 뒤를 이어 아시아 정상에 선 송민지는 올림픽에서도 나아름의 뜻을 계승하려 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를 가져오며 '사이클 여제'로 등극한 나아름은 세 차례 올림픽 개인도로 종목에 출전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13위를 차지한 나아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30위를 기록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38위에 올랐다.
나아름 이후 올림픽 개인도로 종목에 나서는 첫 번째 선수가 바로 송민지인 셈이다.
송민지는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아름 언니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다 아는 유명한 선수였고, 내 입장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훈련도, 경기도 해봤는데 월등하게 잘했다. 그 위치를 이어받는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올림픽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을 대신해서 나간다는 의미도 있다. 그걸 생각하면 더 열심히 사이클을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지는 사실 장거리에 특화된 선수는 아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트랙 종목에 출전했다.
이번 도로사이클 대회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는 송민지는 "'내가 올림픽 도로 종목에 나가도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힘든 코스가 많은데, 나는 그런 코스에는 취약한 선수"라고 말하면서도 "나라를 생각하면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개인도로는 158㎞를 주파해야 한다. 서해의 인천에서 동해안을 낀 강원도 속초까지 거리를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송민지는 "도로 사이클 종목에서 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나올지 감이 잡히지 않지만 그대로 최대한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올림픽은 대단한 무대"라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친구를 따라 학교 운동부에 입부하면서 사이클을 시작했다는 송민지는 처음에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혔다.
사이클이 부상이 잦은 위험한 종목인 데다 딸이 고되고 험한 운동부 생활을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지금은 카카오톡 프로필까지 딸의 사진으로 바꿔둘 정도로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고 한다.
송민지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라며 "가족을 위해서라도,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페달을 밟아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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