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노출" 결심한 대대장 "죽는 날까지‥" 직진 예고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 해병대 정복을 차려입은 중령이 홀로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8월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해병대원 고 채 상병의 묘비에 준비한 국화를 내려놓더니 거수경례를 합니다.
채 해병의 소속 부대인 7포병대대 대대장이었던 이용민 중령입니다.
묵념을 하던 이 중령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입을 가리며 흐느끼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중령은 방명록에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지도 못한 채 그 어두운 곳에 혼자 있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며 "부모님과의 약속은 꼭 지키겠다, 죽는 그날까지 너를 기억하겠다"고 적었습니다.
앞서 이 중령은 죄책감과 군 간부들의 집단 따돌림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다 지난달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습니다.
그리고 퇴원하자마자 채 상병의 묘소를 찾아온 겁니다.
이와 함께 이 중령은 해병대에서 차별과 따돌림을 당했다며 인권위에 긴급구제도 신청했는데, 변호인은 오늘 인권침해 사례를 추가로 폭로했습니다.
고 채 상병 영결식을 앞두고 장례식장을 지키던 이 중령에게 상급자가 전화해 "너는 애도할 자격이 없다, 가라"고 했다면서 결국 채 상병의 영결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또, 지난 3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이 중령이 참석한 화상회의를 주재하면서 "해병대는 하나인 줄 알았는데, 따로국밥"이라며 "대대장이 사단장을 고발하는 조직"이라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중령을 타 부대에 파견해 7포병대대 부대원과 접촉을 차단하고, 해병대 내 공식 모임 참석도 막았다고 했습니다.
이 중령 측 김경호 변호사는 "이 중령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과실을 적시한 8명 중 유일하게 법적 책임까지 다 인정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려는 임성근 전 사단장 행태에 분노해 녹취 등 증거를 공개했다가 해병대 내부에서 집요하게 괴롭힘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은 "이 중령이 파견된 부대는 사령부 직할부대로, 절차상 사단장 마음대로 보낼 수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앞서 경찰에 낸 탄원서에서 '부하들을 선처해 달라'면서도 "이 중령이 지침을 오해해 작전 대상 지역에 수중도 포함되는 것으로 오판했다"며 '자신은 수중수색을 지시한 적 없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politics/article/6607844_364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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