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안정성 확보했다"…효성 '조현준-조현상 독립체제' 새출발

최경민 기자 2024. 6. 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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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효성그룹이 조현준 회장의 '㈜효성'과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 두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사실상 형제 독립경영 체제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 이후 승계작업을 마무리하며 그룹의 경영 안정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효성-HS효성 분할로 '독립 체제'
㈜효성은 1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효성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분할 계획서 승인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다음달 1일자로 기존 지주사인 ㈜효성(분할비율 0.82)과 신설 지주사 HS효성(0.18%)으로의 분할을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효성티엔에스 등으로 구성되는 ㈜효성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이끌게 된다.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효성토요타 등 6개사를 포함한 HS효성을 맡기로 했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주사 분할을 통해 그룹의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실제 재계는 조현준·조현상 형제가 자신들의 영역을 확실하게 나누며 경영권 분쟁의 싹을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실상 계열분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현준 효성 회장(좌측)과 조현상 부회장
지분 정리 작업 이어져…'조현문 변수'도
지난 3월 별세한 조 명예회장의 유산 상속도 이같은 독립 체제 구축에 맞춰 이뤄졌다. 유산 상속에 따라 조현준 회장의 △㈜효성(22.59%→33.03%) △효성티앤씨(14.59%→20.32%) △효성중공업(5.84%→14.89%) △효성화학(7.37%→12.40%) 지분율이 증가했다. 조현상 부회장의 경우 효성첨단소재 지분율이 기존 12.21%에서 22.53%로 상승했다.

향후 지분 정리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의 경우 최근 효성중공업 주식을 연이어 매도해 지분율을 4.88%에서 0.65%까지 낮춘 상태다. 6.16%의 지분을 보유한 효성화학 주식도 조만간 처분할 게 유력하다. 분할에 따라 조 회장이 갖게 되는 HS효성 지분과 조 부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을 교환하는 작업도 거론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 변수가 있지만,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형인 조현준 회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 후 집안과 의절한 상태다. 조 전 부사장의 경우 그룹 계열사 지분이 없었지만, 지난 3월 별세한 조 명예회장이 효성티앤씨 3.37%, 효성중공업 1.50%, 효성화학 1.26%에 달하는 유산을 그에게 남겼다.
지난 3월 아버지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조현문 전 부사장/사진=최경민 기자
"시장에 빠른 대응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사업적 측면에서도 효율성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술혁신 등으로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각 계열사들은 전문성 강화와 간소화된 의사결정체계로 시장의 변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준 회장의 경우 섬유·에너지·건설·석유화학 등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기존 지주회사를 이끌어가면서 수소와 같은 미래 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은 액화수소 생산 능력을 3만9000톤까지 늘리기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조현상 부회장은 '슈퍼섬유'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관련 사업에 보다 힘을 쏟을 게 유력하다. 김 부회장은 "신설지주사 'HS효성'은 모빌리티,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신사업과 M&A(인수합병) 등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비즈니스 위크 2023(GBW 2023)'에서 그룹차원의 수소비즈니스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이세연 기자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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