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영업… 기업 환경 개선이 상책[포럼]

2024. 6. 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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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이 위태롭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자영업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이고, 자영업 대출이 지난 3월 기준 1112조 원이다.

정부가 원리금 상환과 4차례의 대출만기 연장으로 그동안 감춰져 있던 자영업자 부실이 본격화하면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해 경제 전체 시스템이 불안정해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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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자영업이 위태롭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빅데이터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외식업체가 2020년에 비해 약 82.6%나 급증했다. 또, 지난 1분기 서울에서 폐업한 외식업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한 5922개나 된다.

자영업 대란은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자영업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이고, 자영업 대출이 지난 3월 기준 1112조 원이다. 정부가 원리금 상환과 4차례의 대출만기 연장으로 그동안 감춰져 있던 자영업자 부실이 본격화하면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해 경제 전체 시스템이 불안정해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원리금 상환이 끝나면서 자영업자의 문제가 표면화하기에 이르렀다. 대출만기 연장까지 종료되는 내년 9월이면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욱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가 이런 상황에까지 몰리게 된 데는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로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어 자영업자의 수입이 줄어든 반면, 고물가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 최저임금에 따른 임금 상승,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비용이 크게 오른 탓이다. 고금리·고물가와 함께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것은 그동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계기로 엄청나게 풀린 세계 각국의 돈 때문이다.

돈이 풀리면 일시적으로 경기가 반짝 붐을 일으킨다. 투자 자원이 증가한 것으로 착각한 기업가들이 투자를 늘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기업가들은 투자 자원의 증가가 환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풀린 돈에 의해 만들어진 자금은 생산에 참여해 얻은 소득으로 뒷받침된 게 아니어서 실제로 투자에 필요한 자원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풀린 돈은 결국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한다. 그러면 돈 파티가 끝남에 따라 붐은 가라앉고 불황이 온다.

이런 까닭에 지금 우리가 겪는 고금리·고물가와 함께 경기침체는 당연한 결과다. 이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책은 잘못된 투자들이 빨리 청산돼 생산적인 투자로 전환되게 하면서 생산활동이 활발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경기가 살아나고 좋은 일자리도 생겨나며, 소비가 늘어 자영업자의 문제도 자연 해결된다. 사실, 우리의 자영업 비중이 높은 것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때문이기도 하다. 악순환 구조에 빠진 자영업자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생산활동을 활발하게 해서 경제를 계속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코로나 대출금을 10년 이상 장기 분할 상환하는 법 제정”은 일시적일 뿐 근본 해법이 되진 못한다.

경기를 살리고 경제가 계속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 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기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또, 소득세·법인세·종합부동산세·상속세·증여세 등 각종 세금을 인하 또는 폐지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활동이 역동적으로 살아나 경기가 빨리 회복하고 경제가 계속 성장한다. 자연히 자영업의 위기도 극복될 수 있다. 당장 최저임금을 인하 또는 동결하거나 업종별로 차별화하는 것도 비용을 줄여 자영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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