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도시인, 강진서 인생2막 "은퇴 후 제일 잘한 건 귀농”

배상현 기자 2024. 6. 1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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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꿈꾼 중견 기업인의 소망, 강진서 이룬 정평기씨
강진군 체류형 귀농사관학교서 농업인으로…정착률 70%
[강진=뉴시스] 굿지팜 정평기 대표(사진=강진군 제공)


[강진=뉴시스] 배상현 기자 = “대기업 다닐 때보다 포도 농사짓는 지금이 더 행복합니다”

60대 도시인이자, 중견 기업인이 강진으로 귀농해 `인생 2막' 농부의 꿈을 현실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강진군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서 살며 대기업에서 임원의 직위까지 올랐던 정평기(65) 씨의 현재 직업은 강진 농부이며, 어엿한 포도 농장 ‘굿지팜’의 대표이다.

25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세계 60여 개국을 누비며 부사장의 자리까지 오른 정 대표는 인생 2막을 준비하던 지난 2022년, 주작산이 둘러싸고 깊게 바다가 내륙까지 들어와 있는 강진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강진으로의 귀농을 결심하고 경기도민에서 강진군민으로 신분을 바꿨다.

귀농을 통해 인생 2막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땀 흘린 만큼 결실을 가져갈 수 있다’는 소박한 믿음 때문이다. 특히 농사 왕초보였던 도시인을 교육부터 현장실습까지 체계화 · 전문화되어 있는 강진군 체류형 귀농사관학교의 시스템 등 믿을 수 있는 강진군의 다양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 대표는 귀농기를 소개한 사례집에서 귀농 키워드 `10'을 농기센터, 귀농사관학교, 강진군청,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상위 4위까지 귀농의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정 대표의 귀농에 대한 막연한 꿈은 강진군 귀농사관학교를 만나 길을 찾게 된다. 2년의 기초 교육을 통해 농부로서 기본기를 다졌다면 이어진 강진군 농업기술센터에서의 다양한 교육과 실습으로, 귀농의 모습은 한층 더 구체화했다.

귀농인 보금자리마련 지원을 통한 정착, 귀농정착보조와 귀농인 우수창업활성화 지원 사업을 통한 건실한 창업, 그리고 이어진 본격적인 샤인머스켓 묘목 식재까지 지난 2년간의 농업인으로서의 숨 가쁜 여정에 강진군의 다양한 정책이 함께 했다.

귀농인 보금자료 마련 보조금 500만원, 귀농정착보조금 지원 3000만원, 여기에 귀농어귀촌인 우수창업활성화 사업을 통해 3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체류형귀농사관학교에 머무르는 동안 주택과 농지 구입, 그리고 주작목 배움교실(단기)-기초영농기술교육 및 1대1 맞춤교육(중기)-현장 실습교육(장기)으로 이어지는 귀농 창업 디자인교육은 ‘자신의 농장 꾸리기’까지 실패 없는 방향이 설정되었다.

체류형귀농사관학교는 인구감소문제를 해결하고 도시민의 농촌 정착을 촉진하기 위해 폐교를 리모델링 후 지난 2019년 처음 문을 열었다. 기숙형 공동주택 12실과 강의실, 실습실, 공동 텃밭 등 거주 공간 및 교육지원 시설을 갖추고 다방면에서 예비 귀농인의 적응을 돕고 있다.

강진군 체류형귀농사관학교는 2019년부터 운영 중으로 전남에서 구례에 이어 두 번째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1세대가 입교해, 31세대가 정착해, 70%의 정착률을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는 농사짓는 농부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포도 농장 ‘굿지팜’을 설립하고 전문 농업 경영인으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시설하우스 2504㎡(농지 6,729㎡)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 60개국을 누볐던 과거의 화려한 이력을 살려 포도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와인도 만들어 체험농장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푸소 농가를 운영해, 강진에서 가족 전체가 새로운 삶을 꾸려가려는 핑크빛 미래를 계획 중이다.

정 대표는 “강진군의 다양한 인구유입정책이 없었다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필요한 영농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는 일정 기간의 주거 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는 거주 공간과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곳은 강진군이 유일했다”고 밝혔다.

이어 “농지를 매입하고 잡초 제거부터 시작된 재배지 조성은 무척 더디고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나다운 삶을 그려나갈 수 있어 시골에서 삶은 풍족하고 행복하다”며 “재배부터 마케팅, 홍보, 판매까지 1인 다역을 수행해야 하는 초보 농업인에게 영농 교육과 정착 지원, 두 마리 토끼를 선물해 준 강진군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퇴직 후 가장 잘 한 일이 강진으로 귀농한 일”이라며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인들이라면 과감하게 강진군의 문을 두드려볼 것을 강추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raxi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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