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분할, 주총서 승인…조현준·조현상 '형제 독립경영' 임박

이성락 2024. 6. 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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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
㈜효성 조현준·HS효성 조현상 독립경영
향후 지분 정리 통해 계열 분리 나설 듯

효성그룹이 14일 임시 주총을 열고 2개 지주사로 재편하는 내용의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다음 달 1일부터 조현준(왼쪽)·조현상 '형제 독립경영'이 본격화된다. /효성그룹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임시 주주총회(주총)를 통해 효성그룹의 지주사 분할안이 승인됐다. 2개 지주사로 재편되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동생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각각 주요 사업을 나눠 이끄는 '형제 독립경영' 체제 구축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효성그룹은 14일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 지하 1층 강당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효성그룹은 존속 회사인 '㈜효성'과 신설 법인인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효성 0.82 대 HS효성 0.18이다.

이로써 효성그룹은 '형제 독립경영'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그 시점은 다음 달 1일부터다. 효성그룹이 이러한 '형제 독립경영'을 구축하는 것은 글로벌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더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효성그룹은 "기업들은 복합 불황과 전쟁, 통화 긴축, 공급망 위기 등 급변하는 정세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효성은 지주사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조현준 회장은 ㈜효성을 맡는다.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 등이 사업 대상이다. 지난 2017년 회장으로 취임한 조현준 회장은 세계 1위 스판덱스를 비롯해 중전기기, 폴리프로필렌 등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하며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친환경 리싸이클 섬유인 리젠, 바이오 스판덱스 등을 통해 친환경 섬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조현준 회장은 다음 달 1일 체제 재편이 이뤄지면, 핵심 사업 혁신과 성장 잠재력 극대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신성장 동력 육성 등을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주사 분할은 회사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은 효성그룹 분할 전후 지주사 체계. /효성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HS효성을 이끈다. 글로벌 소재 전문 기업이라는 위상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차세대 모빌리티, 우주항공, 친환경 소재 등 분야에서 차츰 성장 기회를 확보해 나간다는 각오다. 효성첨단소재는 시장 점유율 1위의 내연기관·전기차용 타이어코드 제품을 포함해 수소에너지용 탄소섬유, 아라미드, 시트벨트, 에어백 등 세계 3위 내 제품 1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은 첨단소재 전신인 산업자재PG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2년부터 사내이사를 맡아 효성첨단소재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김규영 ㈜효성 부회장은 "HS효성은 모빌리티,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신사업 추진과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절차는 회사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하는 일이다. 효성그룹은 7월까지 남은 기간 동안 각 회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추후 계열 분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형제 독립경영' 체제가 운영되며 조금씩 지분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 분리에 나서려면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앤에스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중공업 주식을 여러 차례 매도해 지분율을 4.88%에서 0.65%로 낮췄다.

㈜효성의 경우 조현준 회장이 33.03%, 조현상 부회장이 22.05%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지분 맞교환 방안이 언급되는 중이다. 조현준 회장이 갖게 되는 HS효성 지분 약 33%를 조현상 부회장에게 넘기고 ㈜효성 지분을 가져오는 방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 분리를 포함해 향후 이뤄질 절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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