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그리운 사람을 복원시키는 스토리가 저를 이끌었죠"[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4. 6. 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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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랜드’서 혼수상태서 깨어나는 승무원 태주 역 맡아
배우 박보검/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더블랙레이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공유 등 최고의 배우 라인업에 김태용 감독의 연출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원더랜드'가 드디어 공개됐다.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스토리를 그린 '원더랜드'는 초호화 라인업에 못지않은 뛰어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김태용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집요한 연출력에 힘입어 예상치 못한 이별로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낸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수작으로 완성됐다.

영화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원더랜드 서비스가 일상이 된 세상에서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바이리(탕웨이)와 사고로 누워있는 남자친구 태주(박보검)를 원더랜드에서 우주인으로 복원해 행복한 일상을 나누는 정인(수지)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인공지능 부모님과 교감해온 해리(정유미) 등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5일 개봉한 '원더랜드'는 개봉 이후 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누적 관객수 52만4276명을 달성했다.

배우 박보검/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더블랙레이블

지난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박보검이 만났다. 온화한 카리스마를 지닌 박보검은 '원더랜드'에 출연하게 된 이유와 촬영 소감부터 지난해 가을 뮤지컬 '렛미플라이'에 도전했던 후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특유의 진솔한 스토리로 풀어내줬다. 나지막한 음성으로 조곤조곤 펼쳐내는 그의 이야기에는 단 한순간도 딴청 부리지 않고 경청하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었다.

"이 작품에 가장 크게 공감했고 함께 하고 싶었던 이유는 보고 싶었던 사람을 영상 통화로 복원시켜서 AI로 만난다는 소재 자체가 가장 컸어요. 역할의 비중같은 것보다는 정말 이런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쁨 혹은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을 회복시켜주는 그런 작품 같아요.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여서 더 공감이 됐죠. 태주와 정인 또한 가족만큼 절절함이 있는 관계로 설정했고요. 영화 상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김태용 감독님과 수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인과 태주는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서로가 가족 같은 관계로 자라난 연인으로 설정을 했어요. 감독님은 다 열어주시면서 '보검씨 편하게 연기하라'고 하셨죠."

박보검은 어느 날 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져 있다가 다시 깨어나게 돼 새로 만난 세상을 낯설어 하는 태주 역을 연기했다. 정인이 요청한 AI속 태주는 세상에 다시 없을 다정한 인물이지만 현실 속 태주는 정인을 비롯한 모든 것에 낯설어하는 인물이다. 박보검은 한 인물이지만 서로 상반된 성격의 두 캐릭터를 연기하며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현실 속 태주의 눈빛에서 표현된 공허한 감정 등은 박보검의 연기 내공을 제대로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AI속 태주는 건강했던 태주의 모습으로 표현했어요. 정인과의 행복한 순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니까요. 연기할 때 항상 밝고 활기찬 에너지로 즐겁게 촬영했어요. 현장에 수지가 직접 와서 목소리 연기도 해줬죠. 현실로 돌아온 태주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이상하게 보이면 좋겠어요'라고 코치해주셨어요. 돌아온 내가 진짜인지 정인이 말하는 AI속 태주가 진짜인지 혼란스러워하죠. 뭐가 맞는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완성된 영화를 보니 저 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는 것이 느껴져요. '나는 어떤 사람일까'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연기했던 것 같아요."

배우 박보검/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더블랙레이블

극중 정인과 태주가 어떻게 연인 관계에 이르게 됐는지,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교제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실제 연인설이 제기될 정도로 풋풋하고 다정한 커플사진이 박보검과 수지의 SNS에 여러 차례 게재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박보검과 수지가 진짜 교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공유하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영화에 정인과 태주의 전사가 담겨있지 않으니 리딩을 할 때마다 둘이 사진을 찍어서 남기자고 수지와 이야기를 했죠. 그 사진들을 영화속 소품으로 활용했고 저희 SNS에도 올렸는데 영화 감상에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해요. 태주와 정인의 즐겁고 행복했던 시기를 영상 브이로그나 사진을 많이 찍었죠. 수지 배우와는 백상예술대상 MC로 여러 차례 만났지만 친분은 별로 없었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정말 감성이 좋은 배우예요. '둘이 사귀어라'고 하시는 댓글도 읽어보긴 했는데 그런 이야기 때문에 두 사람이 어색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최근 KBS2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제가 봐도 영상 속에서 둘이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웃음)

배우 박보검/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더블랙레이블

박보검은 지난 2022년 군 제대 이후 새로운 시도를 다양하게 해보고 있다. 테디가 수장으로 있는 새로운 소속사인 더블랙레이블과의 계약 체결도 그렇고 지난해 가을 뮤지컬 '렛 미 플라이'에도 첫 도전하며 오랜 꿈을 이뤘다. KBS 뮤직뱅크의 MC 시절 갈고 닦은 진행 실력과 평소 수준급으로 알려진 노래 솜씨와 춤 솜씨도 자신의 팬미팅에서 유감없이 발휘해오고 있다. 그의 아티스트로서의 비전은 배우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 같다.

"의외의 선택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던데 저로서는 뮤지컬에 너무 출연하고 싶었어요. 대학때 뮤지컬을 전공했지만 무대 연기를 해본 적은 없었죠. 대학 동기중 신재범 배우가 있는데 저에게 '렛 미 플라이' 소개를 해줬어요. 보고 나니 저도 정말 이 뮤지컬에 출연해보고 싶더라고요. 작품의 힘도 뮤지컬 넘버도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오디션을 언제 하냐고 여러 차례 물었죠. 제 첫 뮤지컬 데뷔작이 '렛 미 플라이'여서 너무 좋습니다. 관객들이 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실시간으로 바라봐주시니 그 희열과 쾌감이 어마어마했어요. 지금 회사에는 테디 형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같이 작업하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제안해 주셨어요. 새 회사에 오고 나서 제가 만들려고 하는 콘텐츠나 팬미팅 등의 래퍼런스 기획에 제가 직접 참여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플랜을 도와주실 수 있는 분들과 만나게 돼 정말 감사해요. 배우 이외에 제작까지 꿈꾸기에는 아직 좀 이른 것 같아요. 저와 관련된 콘텐츠들에는 다양한 기획을 직접 하면서 즐겁게 작업하고 있어요. 극중 제가 직접 부른 노래 '위시 원더랜드 이즈 히어'의 제목도 직접 지었답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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