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하지마" 괴물신인 독려한 한마디, 사라진 '마무리 엔딩의 꿈'... 그럼에도 베테랑은 팀만 생각했다
2020년 트레이드로 이적한 뒤 클로저로 변신해 53세이브를 수확했지만 지난해 한 번, 그리고 올해까지 두 번이나 마무리 자리를 후배에게 내주게 됐다.
그럼에도 홍건희(32·두산 베어스)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혹여나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후배가 마음을 쓰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도록 오히려 힘을 불어넣어줬다.
이승엽(48) 두산 감독은 13일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를 교체한다고 전했다. "(홍)건희는 당분간 앞에서 대기하며 조금은 마음 편하게 던지며 구위를 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자리는 19세 괴물 신인 김택연에게 돌아갔다. 팀이 9-3으로 크게 앞서가던 9회초 두산이 3점을 더 내줬고 세이브 상황이 되자 2사 1루 상황에서 김택연이 등장했다. 평소 시속 150㎞에 달하는 돌직구가 주무기이지만 이날은 초구와 결정구를 모두 슬라이더로 택하며 마무리로서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공 4개만 던져 공식 마무리로서 첫 세이브(시즌 3호)를 챙겼다.
불펜 투수들에게 마무리는 꿈의 보직이다. KIA에서 주축 투수로 활약하지 못했던 그는 두산에 와서 기량을 꽃피웠고 3시즌 만에 주전 마무리 자리를 맡았다. 2시즌 동안 40번이나 팀의 승리를 결정지었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지난해 후반기 흔들리기 시작했고 마무리 자리를 정철원에게 내줬다. 9월 이후 안정감을 찾았고 묵묵히 자신의 공을 뿌렸다.
심적으로 힘든 변화였다.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홍건희는 "내가 부족했다. 다만 더 문제였던 건 그 과정에서 많이 아쉬워 생각도 많아졌고 그로 인해 많이 흔들렸다"며 "FA 협상 기간에 돌이켜보니 그 시기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가 너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후반기 부침이 영향을 미쳤다. 이미 양석환과 FA 계약에 큰 돈을 투자한 두산의 샐러리캡이 여유롭지 않았고 결국 진통 끝에 2+2년 최대 24억 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첫 2년 계약 총액은 불가피하게 9억 5000만원에 불과했고 두산에선 2년 뒤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옵트아웃을 포함시켜 홍건희에게 동기부여를 해줬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4월 11일에서야 1군에 합류했다. 그 사이 정철원이 마무리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던 홍건희는 정철원의 부진으로 결국 그토록 원하던 다시 마무리 자리를 되찾았다.
그리고는 5월에만 12경기에서 8세이브를 따냈다. 평균자책점(ERA)도 1.59에 불과했다. 그러나 6월 결과가 아쉬웠다. 5경기에서 1승 1패 ERA는 4.50까지 치솟았다. 12일 한화전에선 3-3 동점에서 마운드에 올라 패전 투수가 됐는데 이게 결정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이승엽 감독도 고민이 깊었다. "지난해도 그렇고 올초에도 (마무리가) 바뀌었다. 한 시즌에도 두 번 바뀐다는 건 조금 그렇지만 아무래도 팀이 분위기가 다운되는 것도 있고 마지막에 경기를 내주게 되면 그 여파가 크다. (홍건희) 본인도 심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도 있고 건희도, 팀도 살리기 위해 일단 변화를 주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건희는 지금 잘해주고 있다. 다만 최근 실패가 잦아졌다. 어제(12일) 피칭 내용도 봤는데 공을 자신감 있게 던지지 못했다"며 "조금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상태에서 본인의 피칭을 하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 내주게 된 애착이 큰 마무리 자리. 속이 쓰릴 수밖에 없지만 홍건희는 그 순간에도 어려운 역할을 맡은 후배를 독려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팀부터 생각하는 '착한 선배' 홍건희의 남다른 배려 속에 김택연은 베어스의 공식 마무리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마무리로 은퇴하는 꿈을 꿨던 홍건희에게 어쩌면 다시 클로저로서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홍건희는 내부 경쟁자이기도 한 김택연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모범적인 베테랑이 있어 이승엽 감독은 더욱 걱정없이 신인 투수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길 수 있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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