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미생물에서 '항생제 무력화하는 효소' 발견

이병구 기자 2024. 6. 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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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남극 미생물에서 여러 항생제를 무력화하는 효소를 발견하고 작동 방식을 규명했다.

극지연구소는 이준혁 생명과학연구본부 책임연구원팀과 이화여대 공동연구팀이 미생물 종인 스테노트로포모나스(학명 Stenotrophomonas sp.)에서 페니실린 등 다수의 항생제를 억제하는 효소를 찾아내고 연구결과를 4월 국제학술지 '항균제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에 공개했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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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실린은 1928년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항생제로 역사상 가장 많이 사용한 항생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팀이 남극 미생물에서 여러 항생제를 무력화하는 효소를 발견하고 작동 방식을 규명했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극지연구소는 이준혁 생명과학연구본부 책임연구원팀과 이화여대 공동연구팀이 미생물 종인 스테노트로포모나스(학명 Stenotrophomonas sp.)에서 페니실린 등 다수의 항생제를 억제하는 효소를 찾아내고 연구결과를 4월 국제학술지 '항균제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에 공개했다고 14일 밝혔다.

항생제 내성 기작에 관한 연구는 내성을 극복한 신규 항생제 개발을 위한 기초다. 사회·경제적으로도 가치가 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 질환으로 매년 약 70만 명이 사망하고 있고 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으면 2050년에는 사망자가 연간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스테노트로포모나스는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한 미생물이다. 미생물 속에서 발견된 효소인 'CESS-1'은 페니실린이 속한 그룹의 여러 항생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 페니실린은 1928년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항생제로 역사상 가장 많이 사용한 항생제로 알려졌다. 스테노트로포모나스는 2012년 남극에서도 발견됐고 병원·보건소 등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CESS-1 효소의 구조와 활성 조건을 확인해 페니실린, 암피실린 등 5종의 항생제와 반응하는 기작을 찾아냈다. 특히 중이염, 기관지염 등에 쓰이는 세파클로르(Cefaclor) 항생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효소와 항생제가 결합하는 부위의 독특한 구조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준현 책임연구원은 "남극 생태계는 춥고 고립된 환경에서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하면서 인류에게 유익한 생명자원을 품게 됐다"며 "자연의 지혜를 배우고 활용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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