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66조원대 스톡옵션 받는 머스크 “주주들 사랑해”
스톡옵션 반납 소송 관련 ‘보여주기식’ 주총 분석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수십조원대의 성과 보상안을 재승인했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에게 경영 성과에 따라 수십조원대 가치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한 보상 안건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찬반 표결 수치는 현장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전체 주식의 40%가량을 보유한 개인 소액주주 다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요 주주 가운데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캘퍼스)과 노르웨이국부펀드(NBIM) 등은 재승인 반대 의사를 밝혔다. 월가의 론 배런이 이끄는 배런 캐피털과 스코틀랜드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퍼드,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등은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이번에 재승인된 보상안은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단계별 성과를 달성하면 12회에 걸쳐 총 3억300만 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 스톡옵션의 가치는 한때 560억달러(약 77조원)에 달했으나, 이날 증시 종가(182.47달러) 기준으로는 480억달러(약 66조1000억원) 수준이다.
이 보상안은 앞서 2018년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승인된 바 있다. 머스크 CEO는 2022년까지 600억달러(약 82조7000억원) 미만이었던 테슬라 시가총액을 6500억달러(약 895조7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조건을 포함해 계약상의 경영 성과를 모두 달성해 스톡옵션을 전부 받았다.
하지만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며 머스크 CEO는 그간 받은 스톡옵션을 모두 반납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델라웨어 법원은 회사 측이 이 보상안을 승인하는 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지난 1월 테슬라의 보상안 무효 판결을 잠정적으로 내렸다. 재판부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 이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이사회 측이 보상안의 내용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테슬라가 항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사회는 이날 주총을 열고 보상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전문가들은 이사회가 보상안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보여주기 위해 주총을 열었으며, 이번 보상안 재승인 결정이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머스크 CEO는 보상안 승인 결과가 발표된 뒤 무대에 올라 팔다리를 덩실덩실 흔들며 춤을 췄다. 이어 비속어를 섞어 “나는 젠장,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말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 뒤 웃었다.
그는 또 향후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통한 테슬라의 성장 전망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단순히 테슬라의 새 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새 책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모인 일부 주주들은 보상안 통과 발표에 환호한 데 이어 머스크 CEO가 등장하자 열렬한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그를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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