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400경기' 반짝반짝 윤빛가람"수엡서 500경기,60-60 도전!" [진심인터뷰]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500경기, 60-60클럽에도 도전해보겠다."

지난 1일 인천과의 홈경기(3대1승)에서 K리그 400경기를 꽉 채운 윤빛가람이 특별한 소감과 목표를 밝혔다. 2010년 조광래 감독의 경남FC에서 프로 데뷔한 후 첫 시즌부터 6골-5도움을 기록하며 '천재 미드필더'라는 찬사와 함께 K리그 신인상을 수상한 윤빛가람은 영리한 축구 스타일, 당돌한 인터뷰로 주목받았다. 제주(2013~2017년), 상주 상무(2019~2019년), 울산 현대(2020년~2021년), 다시 제주(2022년)를 거쳐 지난해부터 수원FC에서 달리며 어느새 15년차, 400경기 고지에 올랐다. "김은중 감독님이 미팅 때 말씀해주셔서 400경기란 걸 알았다. 한편으론 '엄청 많이 뛰었구나', 한편으론 계속 한 경기씩 늘려가보자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지난 14년간 거쳐온 모든 팀에서 언제나 빛나는 스타였던 윤빛가람은 지난해 수원FC에 온 이후 '언성 히어로'를 자청하고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빛나기보다 잘하는 선수들을 빛내주는 역할에 더 집중하게 된다. 팀을 위해 더 희생하자, 내 역할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뒷선에서 한발 더 뛰려고 한다"고 했다. "(강)상윤이, (정)승원이, (이)재원이 등 옆에서 정말 많이 뛰어주는 후배들이 있고, 안데르손과 (이)승우가 해결해주고 (지)동원이, (권)경원이도 있고 (이)용이형 등 고참들이 뒤를 든든히 지키면서 안방 3연승도 하고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뿌듯함을 표했다.

2010년 K리그 신인상 윤빛가람 -K리그 MVP 김은중 감독이 14년 만에 수원에서 사제지간으로 재회했다. 사진=연합뉴스

400경기를 채우기까지 가장 감사한 사람을 물었다. "가족들, 내가 잘하든 못하든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팬들, 내가 어느 팀에 있든 기회를 주고 믿어주셨던 감독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은중 수원FC 감독 역시 윤빛가람의 능력을 믿고 쓰는 지도자다. 2010년 신인상 때 K리그 MVP였던 김 감독과 사제지간이 됐다. 윤빛가람은 "커리어 후반기에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가 정말 중요한데 감독님은 저뿐 아니라 모든 고참들을 존중해주신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뛰게 된다. 그 기대치를 꼭 채워드려야 한다"고 했다. "감독님은 매경기 분석도 잘 해주신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어디를 공략할지 정확한 메시지를 주신다"며 '샤프볼'의 승승장구 비결을 설명했다.

수원서 후계자로 삼을 만한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윤빛가람은 "(강)상윤이!"를 외쳤다. "내가 데뷔했을 때와 비슷한 나이인데 어린 나이에 가진 것이 많은 선수다. 22세 이하 선수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스무살의 윤빛가람과 강상윤, 동급 비교에는 윤빛가람은 "아무래도 내가 (경기를) 더 많이 뛰었으니까…"라며 싱긋 웃었다. "상윤이도 지금처럼 경험을 쌓아나가면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응원도 잊지 않았다.

스무살 데뷔 무렵 '400경기' 생각은 당연히 하지 못했다. "그냥 경기를 계속 많이 뛰겠다는 욕심은 좀 많았던 것같다"고 돌아봤다. "매경기 하루하루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렇게 300경기, 400경기가 되다 보니 이제 '좀더 해보자'라는 생각이 생긴다"며 웃었다.

윤빛가람은 멈출 뜻이 없다. 싱가포르전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동갑내기 친구' 주민규(울산HD)의 쾌거를 누구보다 반겼다. 윤빛가람은 "500경기까지는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다. 일단 목표는 그렇게 세웠다"고 했다. "서른아홉 (이)용이형도 하니까…, 용이형은 지금도 경기장에서 제일 잘 뛴다. 용이형을 보면서 후배들도 할 수 있단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500경기, 60-60클럽' 위대한 목표를 재설정했다. 현재 400경기 65골-53도움, 60-60클럽까지 7도움이 남았다. K리그 41년사에 골도 잘 넣고 도움도 잘 한, 60골-60도움 고지를 밟은 이는 이동국(228골 77도움), 염기훈(77골 110도움), 신태용(102골 69도움), 세징야(89골 62도움), 에닝요(81골 66도움), 몰리나(68골 69도움)까지 6명, 이중 토종 선수는 단 3명뿐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패스마스터, '반짝반짝' 윤빛가람은 "60-60, 한번 도전해보겠다"며 눈을 빛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