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뛰고 ML 가겠다더니…'또 이탈' 日 괴물 아닌 유리몸, 사령탑도 뿔났다 "6일 휴식도 안되면 못 던진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 시즌이 끝난 뒤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괴물'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가 또 전열에서 이탈했다. 올해도 '유리몸'이라는 수식어를 지우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은 14일 "치바롯데 사사키 로키가 1군에서 말소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현시점에서 사사키의 1군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사사키는 지난 201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치바롯데 마린스의 선택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사사키는 데뷔 첫 시즌 프로 선수에 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2021시즌 데뷔해 11경기에 나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의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듬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2022시즌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 사사키가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것이었다. 당시 완투 경험이 없는 선수들 중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것은 사사키가 처음이었고, 13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다음 등판에서도 8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전 세계 야구계에서 전무후무한 두 경기 연속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뻔했다.
시즌 초반 엄청난 업적을 남겼지만, 사사키는 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손가락 물집 증세로 인해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한차례 1군에서 말소됐고,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는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부침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경기에 등판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고, 사사키는 이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사사키는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품고 2023시즌 일정을 시작했고, 시즌 초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투수 4관왕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질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사사키는 또다시 손가락 물집으로 한차례 공백기를 가지더니, 시즌 막바지에는 내복사근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키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뜻을 굽히지 못한 탓에 치바롯데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치바롯데 입장에서는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고, 팀의 우승을 이끌지도 못한 사사키를 금전적인 보상이 넉넉하지 않은 '국제 아마추어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에 보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사키와 치바롯데는 올해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까지 연봉 협상을 매듭짓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그래도 다행히 이들은 갈등을 봉합하고 시즌을 준비했고, 사사키는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빅리그에 가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사사키가 빅리그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사사키가 또 부상으로 이탈하게 됐다. 사사키가 공백기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사키는 지난 5월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이 끝난 뒤 컨디션 회복의 문제로 인해 한차례 1군에서 말소됐다. 이에 사사키는 2주의 공백기를 가진 후에야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 등에 따르면 '컨디션 불량'이 이유였다. 치바롯데는 "등판 후 컨디션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중지 상태가 좋지 않음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사사키의 1군 말소 배경을 밝혔다. 사사키가 컨디션 난조로 인해 두 번째 1군에서 자취를 감춘 가운데 요시이 마사토 감독의 심기도 그리 편해 보이진 않았다.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요시이 감독은 13일 경기가 끝난 뒤 "지난번과 같은 증상"이라며 "6일 휴식 등판이 힘들다고 해서 말소하게 됐다. 6일 휴식을 취하고도 던지기 어려우면 던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령탑은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던질 수 있다'고 하면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매체는 "복귀 전망은 서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컨디션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1군 마운드에 세울 생각이 없는 셈이다.
데뷔 과정에서 프로에서 뛸 수 있는 체력과 몸을 만들기 위해 1년의 시간을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 사사키에게는 '유리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 지난해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빅리그 진출이 불발됐는데, 올해도 벌써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두 차례나 1군에서 말소가 되면서, 또다시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적신호'가 점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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