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김영진 “李 연임과 당헌당규 개정, 자꾸 매칭하니 문제 생겨”

당헌당규 개정 속도전에 비판
“李의 정치적 판단 문제인 연임과
민주당 헌법은 구분해야 해
李 개인 정당이 아닌 만큼
개인 정치일정에 맞출 필요 없어”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그룹인 ‘7인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 논란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과 당헌당규 개정을 자꾸만 매칭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평했다. 당대표 사퇴기한 예외규정·국회의장 후보 경선 권리당원 20% 참여 등 개정 내용에 대해 당 안팎에서 우려가 계속 나오는 데도 지도부가 신속하게 밀어붙인 게 애초 당헌당규 손질의 목적이 이 대표 연임의 ‘밑작업’ 성격이 짙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데도 최근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계속 해온 데 따라 일종의 ‘레드팀’ 역할을 맡은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오는 인사 중 하나다.

김 의원은 14일 SBS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의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해 “치열한 논의와 얘기가 필요하다”며 “국회의원 그룹, 국민 그룹, 당원들의 의견 등, 역사적 전통이 있는 민주당이기 때문에 과거 국회를 운영해왔던 많은 분들, 나머지 전문가들의 종합적 얘기를 통해서 (당헌당규 개정을) 결정하는 게 당의 헌법을 개정하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에 대해 “너무 빠르고 급하게 임기응변으로 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도 전대준비 TF(태스크포스)를 통해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한두 사람 의견이 아니라 폭넓게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의원도 TF에 들어가고 전문가도 들어가고 외부 관계자도 들어가서 논의해왔던 과정이, 민주당의 보편적인 당헌당규 개정 방향이었다”며 “이번에는 그런 사람의 구성이라든지 과정과 절차가 과연 과거의 전례에 비춰 충분했는지에 대해 되돌아보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을 주도한 건 장경태 최고위원이 단장으로 있는 당헌당규 개정 TF다.

김 의원은 결국 이런 속도전이 이 대표의 연임을 과도하게 염두에 뒀기 때문이란 평을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 대표의 연임은 이 대표의 정치적 판단이고, 당헌당규는 민주당의 헌법 아니냐. 그건 구분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개인 정당이 아니라 다양한 민주당원과 모든 사람들의 집합체인, 정치결사체인 정당이기 때문에 그것을 굳이 이 대표의 정치 일정에 맞춰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런 우려를 이 대표에게 직접 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충분한 저의 의견을 얘기했고 시기와 방법, 절차 그리고 내용에 있어서 조금 조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이 대표는) 깊게 들었는데 결과는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지도부 회의 등에서 당대표 사퇴시한 예외규정 신설 당헌 개정과 관련해 반대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기자들을 만나 “대표가 너무 착하다. 나보다 더 착하다”라며 “이 대표가 너무 반대를 많이 해서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런 이 대표의 반대와 관련해 “정치는 결과와 결정으로 보기 때문에, 그 결정에 대해 이 대표가 동의한 것”이라고 평했다. 결과적으로 당헌 개정이 그대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이 대표 또한 사실상 ‘동의’한 것이라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