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진이 무슨 죄…허그회 성추행 피해→전세계 팬 분노[이슈와치]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이 선의로 기획한 허그회에서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
진은 6월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1부 ‘진’s Greetings’(진스 그리팅)과 2부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으로 구성된 팬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번 이벤트는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을 기념하는 ‘2024 FESTA’(2024 페스타) 일환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13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한 진은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서 복무해 왔다. 성실하게 군 생활을 한 공을 인정받아 두 차례 조기 진급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진은 6월 12일 만기 제대한 지 하루 만에 팬 아미(ARMY, 방탄소년단 공식 팬덤명)들과 직접 소통하는 대면 행사를 전역 후 첫 공식 행보로 택하며 두터운 팬 사랑을 재입증했다. 새삼스러운 행보는 아니다. 진은 2013년 6월 13일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한 이래 11년간 한결같이 팬들에게 다정한 심성을 내보인 멤버다.
진은 1부 ‘진’s Greetings’에서 허그회 행사를 진행했다. 1,000명의 팬들과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따스하게 포옹을 나눈 것. 이날 허그회에 참석한 팬들의 후기에 따르면 대다수 팬들은 질서를 지켜 줄을 서고, 진의 체력 소모를 걱정해 빠른 속도로 가볍게 포옹을 한 후 지나갔다.
이 가운데 단 두 명의 참석자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진이 허그를 해 주려고 하자 진의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볼 뽀뽀를 시도한 것. 다행히 진이 즉각 얼굴을 돌려 피함으로써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기습 뽀뽀는 비판받아 마땅한 성추행 범죄에 가깝다. 이에 질서 정연하게 행사에 임한 팬들, 온라인을 통해 후기를 접한 전 세계 팬들, 네티즌들은 성추행자들에 대한 분노 섞인 반응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이런 사태는 예견된 것이었고, 진이 원인 제공을 했다며 허그회를 기획한 진을 탓하기도 했다. 이는 불시에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성추행이 발생했다면 비난의 화살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향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두 참석자는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돌발 행동으로 자신을 기다려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진의 선한 진심마저 퇴색시켰다. 앞서 진은 6월 12일 팬 소통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진행한 생방송에서 허그회 기획을 자신이 직접 했고, 당초 소속사는 자신을 말렸다며 "제가 올 3월, 4월까지 무조건 밖에서 프리 허그를 하는 게 좋다고 우겼다. 근데 위험할 수 있다고 해서, 당첨되신 분들을 대상으로 허그를 하는 쪽으로 진행이 됐다"고 설명했다.
진은 "회사는 제가 전역 다음날 바로 하는 게 힘들다고 50명만 하자고 하길래 제가 3,000명을 하겠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 분이 제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3,000명은 못 한다고 해서 또 한 달 싸웠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 안아주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2,000명, 500명 제안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1,000명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다 좋은 마음으로 준비한 거라 회사 입장에서는 제 생각을 해서 좀 더 줄였으면 좋겠다고, 힘들다고, 무리가 갈 수도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1년 6개월이라는 엄청난 시간을 기다려 주신 팬 분들을 최대한 많이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한 거라 다 좋은 마음으로 받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대규모 허그회 개최로 인한 여파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진은 "이건 제 개인적 의견이었고 우리 멤버들은 안 할 것 같다. 전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고 멤버들한테 이 분위기가 그렇게 안 흘러갔으면 좋겠다. 전 제 마음을 다해 팬 분들을 안아드리고 싶었다. 팬사인회, 하이터치 등 대안이 많았는데 전 제가 무조건 안아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려 회사랑 굉장히 오랫동안 의견 대립이 있었지만 결국 제가 승리를 해서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된 거다. 제가 했다고 누구는 안 했다는 방향으로 안 가겠지만 그렇게 안 갔으면 좋겠다. 제가 한다고 다른 분들에게 '쟤도 했는데'라는 그런 문화가 안 생겼으면 좋겠다. 전 제가 팬 분들을 안아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진은 생방송을 마무리한 직후 위버스 게시판을 통해서도 "내일 허그 인원이 많아서 최대한 빨리 지나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마 대화도 힘들 거고 간단히 빠른 허그 후 지나가 주셔야 원활히 진행될 거라 예상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고 부탁했다.
이에 글로벌 팬들은 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에 진의 애정 어린 당부를 무시하고, 지켜야 할 선을 넘은 성추행 가해자들에 대한 올바른 후속 조치(아미 멤버십(방탄소년단 공식 유료 팬클럽) 영구 제명과 경고 공지 게재 등)를 취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진은 단독 팬미팅 형식으로 진행된 2부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 행사에서 "집에 돌아왔다. 재데뷔한 느낌"이라며 "아미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받아 충분하다"고 전역 소감을 밝혔다.
이어 "(페스타를) 열심히 준비했다"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아미 분들 곁을 항상 맴돌면서 여러분의 빛이 돼 드리도록 하겠다"고 진심을 표했다.
끝으로 진은 귀가하는 팬들에게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사랑을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된 꽃다발을 선물해 감동을 더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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