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과 함께 '밥이나 한잔해'서 즐겁지 아니한가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배우 김희선은 예능에서 탐낼 만한 배우다.
톱스타 경력과 아우라를 갖췄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발 매력도 두드러진다. 신비주의 지키려 애쓰는 다른 많은 배우들과 달리 예능 카메라 앞에서 거침이 없다. 13일 4회에서 홍석천도 언급했듯 '김희선은 안 웃기려고 해도 웃기는' 그런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등장만으로도 눈길을 끌면서 스스로 재미도 만들어내는 배우 예능인이다.
tvN '밥이나 한잔해'는 이런 김희선을 중심에 두고 이수근 이은지 영훈(더보이즈)이 함께 진행하는 동네 친구 번개 프로젝트 예능이다. 한동네를 기습 방문해 그 지역에 거주하는(또는 연예인 소속사나 직장 등 정기적이고 잦은 방문처가 있는) 지인 및 셀럽들을 즉흥적으로 불러낸다.
나온 이들과 동네 맛집에서 토크를 나누고 게임을 벌여 주민들에게 한턱도 쏘는 구성이다. 과거 히트 예능이자 지인 초청 미션 예능의 원조인 '해피투게더-보고 싶다 친구야'가 우선 떠오른다.
하지만 친구 불러내기에 한정되지 않고 맛집과 지역 탐방, 토크, 게임 등 다양한 예능 장르가 뒤섞여 있다. 구를 단위로 구의 여러 핫플레이스를 이동하면서 진행되는데 서울의 마포구-성동구-강남구-용산구 순으로 방송됐다.
초청된 셀럽들이 급(?)이 높고 예능에서 출연 희소성이 있을수록 반응이 좋다. 나영석 차승원 등 예능에서 호응도가 높은 인물들과,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송윤아가 등장한 3회 강남구 편은 1, 2회 3.2%-2.7%로 흐르던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이 4.2%로 폭등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김희선은 앞서 '우도주막'에서 본격적인 예능 활동에 나섰다. 김희선과 예능 치트키인 탁재훈이 만났고 배우 유태오 개그맨 문세윤 아이돌 카이 등 두루 핫한 출연진이 손을 잡았는데도 '우도주막'은 최고 시청률이 2.6% 정도로 반응이 미지근했다.
제주 우도에서 신혼부부들의 밤을 위한 심야 주막을 운영하는 포맷 하에 김희선이 화끈하게 신혼부부들과 술을 나누는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뭔가 신혼부부들과 김희선 탁재훈은 겉도는 느낌이었다.
김희선과 탁재훈은 뭔가 '어둠'의 재미에 탁월한 느낌인 반면 신혼부부들은 순백의 느낌이 강했다. 그에 반해 '밥이나 한잔해'는 김희선 맞춤 예능 같은 느낌이고 '우도주막'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밥이나 한잔해'의 핵심 재미는 김희선과 관련된다. 김희선이 출연자를 대하는 튀는 모습, 김희선의 셀럽 인맥, 중학생부터 CF스타였던 김희선의 과거 연예계 뒷얘기들은 프로그램을 끌고 나가는 견인차다.
1회에 배우 김남희는 실제로 김희선과 너무 친한 나머지, 찐 인간관계에서 나올 수 있는 발랄한(?) 모습을 드러냈는데 다른 예능에서는 볼 수 없는 분위기였다. 2회에 별로 친하지 않은 주상욱은 김희선이 몰리는 상황이 되자 '얘!'라고 부르며 당돌하게 분위기 전환을 꾀하자 당황하는 상황이 빅재미였다.
3회에 송윤아가, 술 마시는 곳에서 숙취해소제를 찾자 제품과 이름이 같은 홍콩 배우 여명이 들어와서 같이 놀은 이야기는 토크에서 나올 수 있는 에피소드 중 최고의 대박이었다. 김희선이 과거 '출발 드림팀' 프로그램에서 높이 뛰기 1등을 했던 내용이나 신해철과 첫 CF를 찍은 스토리는 자료 화면과 함께 눈길을 끌었다.
오히려 술 잘 마시기로 유명한 김희선이 '밥이나 한잔해'에서는 술을 다소 자제하는 모습이지만 술을 잘 먹었던 '우도주막' 보다 반응은 더 좋은 듯하다. 김희선의 다양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밥이나 한잔해'에서 이수근이나 이은지도 김희선을 돕는 역할을 매끄럽게 해내는 공신들이다.
'밥이나 한잔해'에 대한 우려를 굳이 찾자면 프로그램이 오래 할 만큼 연예인들과 셀럽이 여럿 사는 동네가 충분할지 정도인 듯하다. '용산구' 다음은 예고편에서 방송된 바에 따르면 대학로가 있는 종로구인 듯한데 이제 점점 방송할 만한 남은 지역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도권에 집중화해서 살 듯 연예인들도 서울이나 경기 일부의 극히 수적으로 제한된 몇몇 상급 거주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려 살고 있기 때문이다. 거주가 아니라 극단이 많은 대학로처럼 일터 중심으로 봐도 지역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런 공간상의 제약을 극복하고 '밥이나 한잔해'가 오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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