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도 황홀도 한순간, 이것이 순정인가"…함정임의 유럽 묘지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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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가 함정임이 청춘 시절부터 그를 사로잡았던 시인, 화가, 음악가 등 유럽 예술인들의 생애 공간과 영면 처를 찾아간 묘지 순례기다.
스무 살, 프랑스 문학도였던 저자는 지중해 해변에 잠들어 있는 폴 발레리의 묘지에 가길 꿈꿨다고 한다.
그의 책 '해변의 묘지'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그 꿈을 스물여덟에 이뤘고, 32년이 지나 예순에 다시 그의 묘지를 찾은 뒤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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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이 책은 소설가 함정임이 청춘 시절부터 그를 사로잡았던 시인, 화가, 음악가 등 유럽 예술인들의 생애 공간과 영면 처를 찾아간 묘지 순례기다.
스무 살, 프랑스 문학도였던 저자는 지중해 해변에 잠들어 있는 폴 발레리의 묘지에 가길 꿈꿨다고 한다. 그의 책 '해변의 묘지'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그 꿈을 스물여덟에 이뤘고, 32년이 지나 예순에 다시 그의 묘지를 찾은 뒤 저자는 말한다.
"설렘도 황홀도 슬픔도 덧없음도 한갓 한순간. 무엇을 붙잡으려 했던 것일까. 이것이 문학, 순정인가. 돌아와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 책은 먼저 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에 안장된 예술가들을 다룬다.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합장묘를 비롯해, '파리의 이방인' 사뮈엘 베케트 그리고 베케트 가까이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미국 소설가 수전 손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또 빈센트 반 고흐를 따라 암스테르담, 아를, 파리, 오베르쉬르우아즈를 거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앙부아즈성과 빈치 마을, 마르크 샤갈의 생폴드방스 등도 찾았다.
프랑스에서 네덜란드를 거쳐 오스트리아까지 예술가들의 묘지를 순례한 후 저자의 고백이다. "나는 무엇을 바라 청춘 시절부터 그 오랜 세월, 그 먼 길을 헤매어 다녔던가. 지나고 보니, 그것은 사랑, 불멸이었다. 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 그게 다였다."
◇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 함정임 글/ 현암사/2만 9500원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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