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서 주목받는 '대통령 사면권'…바이든 "차남 감형 NO"(종합)
트럼프 전 대통령은 4개 형사 재판…'셀프 사면'도 美 역사상 없었던 일
(서울=뉴스1) 류정민 강민경 기자 =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차남 헌터 바이든(54)의 총기 불법 소지 유죄 평결과 관련해 사면은 물론 감형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사면권 행사 여부는 올해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이목을 끄는 사안 중 하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헌터 바이든의 형을 감형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새로운 안보협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은 "나는 대통령의 권한을 어떤 완화에도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은 "내 아들 헌터가 매우 자랑스럽다"라며 "그는 중독을 극복했다. 내가 아는 가장 총명하고 품위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약 중독자였던 헌터는 당시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총기 상점에서 총기 구매 시 작성하는 연방 서류에 마약 투약 사실이 없다는 허위 사실을 적고 권총을 구입했다. 결국 헌터는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데이비드 웨이스 연방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됐는데, 현직 대통령의 자녀가 기소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헌터는 결국 지난 11일 1심에서 총기를 불법으로 구매해 소지한 혐의로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의 형량은 오는 10월 초께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률가들은 헌터가 총을 소유한 지 11일밖에 안 됐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초범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징역형까지는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할 전·현직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대통령의 사면권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유독 주목받고 있는 이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한 서류 조작 의혹 사건 형사재판에서 34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에 따라 트럼프에 대한 형량 선고는 오는 7월 11일 내려질 예정이다.
아울러 트럼프는 미 대선일인 오는 11월 5일 이후에서야 1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3개 형사 재판도 앞두고 있으며, 헌터 바이든은 9월에 탈세 혐의 재판이 예정돼 있다.
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셀프 사면'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을 주요 뉴스로 보도한 바 있다. 형사 재판을 받고 징역형이 선고되는 중범죄자가 미 대선 후보로 나서 승리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트럼프가 셀프 사면을 감행할 경우 이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일이 된다.
다만 대통령의 사면 권한은 연방 범죄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주 차원에서 기소가 이뤄진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의 경우 셀프 사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미 법조계는 보고 있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조지아주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에 대한 사건 역시 조지아주 차원에서 기소가 이뤄져 사면이 사실상 불가하다.
2건의 연방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에는 트럼프가 자신을 사면할 수 있다. 하나는 대선 결과 뒤집기를 위한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독려 협의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피소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에 피소된 건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이탈리아 출장에는 헌터의 자녀 3명이 함께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 중에는 윌밍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그는 좋아 보였다. 희망에 차 보였다"라고 2018년 당시 아버지의 총기 소지 상황을 진술하고 눈물을 보인 헌터 바이든의 장녀 나오미 바이든(30)도 포함돼 있다. 헌터는 슬하에 1남 4녀를 두고 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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