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뵙겠습니다” 첫 선 보이는 개인투자용 국채…누가 사야 좋을까?
#서울 성동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A씨(27)는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에 1000만원을 넣었습니다. A씨는 “스노우볼을 생각하고 샀는데 나중에 적금처럼 더 넣을 생각입니다. 금액은 작지만, 각박한 세상에서 미래를 위한 비자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 애플 등을 비롯한 주식에 투자하면서도 안정적인 미래자금으론 국채를 담아본 것이죠.
먼 얘기처럼 느껴진 국채 투자가 한결 쉬워지게 됐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정부가 개인만 투자할 수 있는 국채를 내놨기 때문이죠.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데다 20년을 보유하면 세전 기준으로 원금의 두배를 이자로 받을 수 있어 수익률도 좋습니다. 다만 중간에 팔기 어렵고 10년, 20년의 만기를 유지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죠. 개인투자용 국채가 무엇인지, 사면 뭐가 좋을지 문답을 통해 정리해봤습니다.
20년만기 수익률 108%·분리과세 혜택으로 무장한 개인투자용 국채
🤔개인투자용 국채가 뭔가요?
올해 정부가 처음으로 발행한 개인투자용 국채는 말그대로 개인만 살 수 있는 국가 발행 채권입니다. 물론 기존에도 증권사 등을 통해 국채를 살 수 있지만 매입자격을 우리나라 국적의 개인으로만 한정한 것이 차이입니다. 종류는 10년 만기와 20년 만기 두가지가 있는데요, 원금과 이자를 만기에 한꺼번에 지급합니다.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복리 및 가산금리가 적용되고 분리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지만, 중간에 되팔기 어렵고 만기를 유지하지 않으면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등 페널티가 있습니다. 기존 장기채의 경우 싼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파는 매매차익 수요도 많지만,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매용이 아닌 예·적금처럼 장기 ‘저축’ 용도인 것이죠. 혜택과 페널티에 대해선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정부가 개인투자용 국채를 내놓은 이유는 개인의 안정적인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는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노후빈곤율도 높죠. 이 때문에 위험성이 없는데다 소액부터 구매가 가능한 개인투자용 국채를 통해 국민들이 미래 자금을 안전하게 모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죠. 또, 기관투자가 위주의 국채 수요를 개인으로 다변화한다는 것도 발행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올해는 총 1조원의 채권이 발행되고, 이번달엔 총 2000억원(10년물, 20년물이 각각 1000억원)이 발행됩니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가입 금액과 수익률은요?
개인투자용 국채는 최소 10만원부터 10만원 단위로 1인당 연간 최대 1억원까지 구매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 포함 한국 국적 거주자라면 모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국채는 표면금리에 더해 만기상환시에는 가산금리도 함께 적용됩니다. 표면금리는 전월 발행한 같은 연물의 국고채 낙찰금리가 적용되고, 가산금리는 최근 시장상황을 고려해 적용됩니다. 표면금리와 가산금리 모두 매달 바뀔 수 있는 것이죠.
이달 발행되는 국채의 적용금리는 10년물은 3.690%(표면 3.540%+가산 0.15%), 20년물은 3.725%(표면 3.425%+가산 0.30%)입니다. 현재 3%대 중반인 예금금리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죠.
복리가 적용되는 만큼 오래 보유할 수록 만기 수익률이 높습니다. 10년물을 만기때까지 갖고 있을 경우 세전 기준으로 만기수익률은 44%, 연평균수익률로 환산하면 4.4%이고 20년물의 경우엔 만기수익률은 108%, 연평균수익률은 5.4%입니다. 20년물을 구매할 경우 20년 뒤엔 이자를 합쳐 원금의 두배(세전 기준)를 상환받을 수 있는 것이죠.
🤔개인투자용 국채는 어떻게 살 수 있나요?
개인투자용 국채는 청약을 통해 살 수 있고, 전용계좌에서만 살 수 있어 사전에 계좌 개설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단독판매대행사로 지정된 미래에셋증권에서만 청약이 가능해 미래에셋 전용계좌가 필요합니다. 전용계좌는 미래에셋 모바일앱이나 지점에서 개설할 수 있습니다.
이번달 청약은 13일부터 17일까지, 오전9시부터 오후 3시30분 사이에 가능합니다. 이번달 청약 기간을 놓쳐도 12월을 제외하고 매월 청약이 가능해 다음 기회를 노려도 괜찮습니다.
다만 청약한대로 금액을 배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청약한 총 금액이 월간 발행한도 이내이면 청약한대로 금액이 배정되지만, 발행한도를 넘으면 별도 배분기준에 따라 배정됩니다. 이미 청약 첫날인 13일 10년물의 총 청약금이 배정한도를 넘어선 상태인데요, 모든 청약자는 종목별로 300만원까지는 일괄 배정받을 수 있지만 이후엔 청약자별 금액에 비례해 배정될 예정입니다.
🤔개인투자용 국채 장점은요?
정부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상품’인데다 복리 효과를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개인투자용 국채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최대 매입 금액 기준으로 가정할 때 만기시 세전기준 10년물은 1억4370만원을, 20년물은 원금의 두배 이상인 2억780만원을 받게 되죠. 현재 금리가 3%대인 것을 감안할 때 차후 금리가 내려갈 경우엔 예·적금을 웃도는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절세효과도 큰 메리트인데요, 개인투자용 국채는 이자소득에 대해 14%(지방세 포함 15.4%) 세율로 매입액의 2억원까지 분리과세가 적용됩니다. 현재는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데,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과세표준이 높을수록 개인투자용 국채의 절세 혜택이 큰 것이죠. 자산가에겐 더 유리할 수 있는 셈입니다. 물론 세후(세율 14%) 기준 만기수익률은 10년물은 37%, 20년물은 91%로 세금을 제하고도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용 국채 단점은 없나요?
단점은 중간에 파는 것이 어려운데다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을 경우엔 메리트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죠.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 1년 후부터 중도환매가 가능한데요, 월별로 중도환매가 가능한 한도가 있어 선착순으로 이뤄집니다. 항상 되팔 수가 없는 것이죠. 당장 급전이 필요할 경우엔 예상치 못한 곤경에 빠질 수 있는 셈입니다. 또 일반 국채와는 달리 개인투자용 국채로는 담보대출과 질권설정을 할 수 없고 상속·유증·강제집행의 사유를 제외하곤 소유권을 이전할 수 없습니다.
자녀 명의로 전용계좌를 만들어 금액을 납입할 경우엔 사실상의 ‘증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론 제한이 따르는 것이죠.
장기 상품인 만큼 만기까지 유지하지 않을 경우 복리혜택과 절세혜택, 가산금리까지 모두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원금과 표면금리에 따른 이자만 받을 수 있죠. 결국 10년 혹은 20년까지 기다릴 수 있지 않다면 개인투자용 국채를 살 필요가 없는 것이죠.
수익률이 코스피, 나스닥 지수를 비롯한 증시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수익률이 기대보다 적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물가수준을 지난 10년, 20년 전의 물가수준과 비교한 물가상승배수는 각각 1.209배와 1.582배로,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미래에도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투자용 국채, 어떻게 활용해볼 수 있을까요?
노후자금이나 자녀를 위한 미래 자금, 혹은 목돈 마련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현재 금리 수준으로 매달 20년물을 50만원 어치 살 경우 미래에는 세전 기준으로 약 100만원 가량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가령 현재 40세인 A씨가 은퇴하기 전 20년 동안 20년물을 매월 100만원어치를 산다면 은퇴 시점인 60세부터 80세까지 매월 약 200만원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더 큰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죠.
투자금액이 클수록 얻는 이자가 큰 만큼 많은 금액을 넣어야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10년 혹은 20년간 금액을 활용할 수 없는 만큼 당장 필요한 자금보단 여유자금을 넣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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