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 개막 전에 벌써 베스트 11이 나왔다고?… 후스코어드닷컴, 홀란을 비롯한 ‘장외 베스트 11’ 선정 [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엘링 홀란(23·맨체스터 시티)은 당대 으뜸의 골잡이라 할 만하다. ‘괴물’로 불릴 만큼, 골을 터뜨리는 데 있어서 ‘괴력’을 발휘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축구 본향’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고 무대로 평가받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2연패(2022-2023~2023-2024시즌)가 입증하는 경악스러운 득점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불과 스물두 살의 나이에, 2022-2023시즌 유럽 무대 최다 득점왕의 영예에 빛나는 유러피언 골든슈를 품에 안으며 일찌감치 가장 뛰어난 골잡이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당연히 시장 가치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다. 이적 시장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웹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가 평가한 시장 가치는 물경 1억 8,000만 유로(한화 약 2,670억 원)에 달한다. 물론 제일이다. 주드 벨링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킬리안 음바페(이상 레알 마드리드)와 더불어 선두 반열에 올라 있다.
EPL 2023-2024시즌은 최종 38라운드가 끝나고서야 패권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막바지까지 선두를 달리던 아스널이 맨체스터 시티가 연출한 ‘반전 드라마’에 휘말리며, 등정의 꿈은 물거품처럼 스러졌다. 승점 2점 차(89:91)로 2위에 머물렀다.
비록 분루를 삼키긴 했어도 막판까지 불꽃 튀는 우승 각축을 벌인 아스널의 핵심 자원은 마르틴 외데고르였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아스널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큰 몫을 차지했다. 팀 내 공격공헌도 3위(8골 10어시스트)와 평균 평점 3위(7.37)가 말해 주듯, 시즌 내내 아스널이 맨체스터 시티와 우승 다툼을 벌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에 비견되는 무대인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 2024가 14일(이하 현지 일자) 대망의 막이 올라간다. 유럽 최강을 다투는 국가대표팀 간 열전이 오는 7월 14일까지 한 달 동안 펼쳐진다. 내로라하는 월드 스타들이 과연 어떤 기량을 뽐내며 자국을 정상에 올려놓을지 자못 궁금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유럽 축구 향연이 베풀어질 독일 마당에서, 홀란도 외데고르도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스트라이커로서 또 중원의 선봉으로서 유로 2024를 수놓을 두 사람이건만, 왜 그렇다는 말인가? 둘이 양핵으로 포진하는 노르웨이 국가대표팀이 본선 티켓 획득에 실패해 이번 전장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EPL를 사랑하는 팬들로선 무척 아쉬울 듯싶다. 그러한 안타까움을 달래 주기 위해서일까? 이 맥락에서, 세계 최대의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장외 베스트 11’을 선정해 발표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 스타들이 이끈 노-유로 베스트 11(Man City and Arsenal stars lead no-Euros best XI)’ 제하의 기사에서, 2023-2024시즌 빼어난 활약상을 보였음에도 유로 2024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11명의 스타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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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시즌 걸출한 활약에도 A대표팀 탈락 아쉬움 달래 주려는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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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스코어드닷컴은 2023-2024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20경기 이상 출장 선수를 대상으로 아쉬움을 곱씹어야 하는 11명을 추렸다. 4-3-3 전형을 기반으로 뽑은 베스트 11 모두는 시즌 평균 평점이 7점대일 만큼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표 참조).
센터포워드에 낙점된 홀란과 함께 이룬 세 명의 공격진엔, 얀-니클라스 베스테(25·1. FC 하이덴하임)와 로맹 델 카스티요(28·스타드 브레스투아 29)가 좌우 날개로 이름을 올렸다. 왼쪽 윙어 베스테는 승격 팀 하이덴하임의 돌풍을 이끌었다.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8골 11어시스트)를 수확하며 팀을 독일 분데스리가 8위에 올려놓은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델 카스티요는 브레스투아의 역사적 시즌을 빚어냈다. 팀이 프랑스 리그 1 역대 최고 성적(3위)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의 전과를 올리는 데 일등 공신이었다.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8골 8어시스트)와 최고 평점(7.35)은 물론 델 카스티요의 몫이었다.
외데고르와 더불어 허리진을 구성한 다른 두 명은 테지 사바니에(32·몽펠리에 HSC)와 이스코(32·레알 베티스)였다. 테지 사바니에는 2023-2024시즌(9골 6어시스트)을 비롯해 3시즌 연속(2021-2022~) 공격 포인트 15고지에 올랐으나, 디디에 데샹이 이끄는 ‘뢰블레(Les Bleus: 파랑) 군단’에 합류하지 못했다. 프랑스 국가대표팀에 걸출한 미드필더가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에 발목을 잡혔다. 한때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름을 날렸던 이스코는 스페인 라 리가의 레알 베티스에서 기량을 되찾으며 당초 스페인 국가대표팀 복귀의 희망을 부풀렸다. 그러나 지난 5월, 왼쪽 종아리뼈가 골절되면서 꿈은 스러졌다.
수비진 4명은 좌우 풀백 브래들리 로코(22·스타드 브레스투아 29)와 페드로 포로(24·토트넘 홋스퍼), 센터백 제임스 타코우스키(31·에버턴)와 세프 판 덴 베르흐(22·1. FSV 마인츠 05) 등으로 구성됐다. 로코는 레블뢰의 탄탄한 수비진에 밀려 A대표팀에 승선치 못했으나, 홈그라운드에서 벌어질 2024 파리 올림픽에 나갈 U-23대표팀에 뽑혀 다소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손흥민의 동료로 한국 팬에게 친숙한 포로는 가장 생산적 시즌(3골 7어시스트)을 보냈다. 그렇지만 ‘무적 함대’를 지휘하는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의 눈에는 들지 못했다. 타코우스키는 EPL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잉글랜드 출신 센터백 중 하나로 2023-2024시즌을 장식했으나, 끝내 ‘삼사자 군단(The Three Lions)’에는 발탁되지 못했다. 에버턴이 아스널이 이어 클린 시트 2위(13회)에 오르는 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분데스리가 2023-2024시즌, 최고 센터백은 단연 판 덴 베르흐였다. 그러나 버질 판 데이크, 나탄 아케, 미키 판 더 펜, 마테이스 더 리흐트로 짜여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의 강력한 수비망의 한 그물코가 되려는 뜻은 이루지 못했다.
한 명뿐인 GK엔, 미켈레 디 그레고리오(26·AC 몬차)가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이탈리아 세리에 A 2023-2024시즌 최고 평점(7.03)에 빛날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점이 인정받았다. ‘세리에 A의 거인’으로 불리는 유벤투스에 영입된 점에서도 엿볼 수 있는 맹활약이었다. 하지만 루차노 스팔레티 감독은 ‘아주리 군단(Gli Azzurri)’에 그레고리오를 소집하지 않았다. 스팔레티 감독의 눈에 든 수문장은 잔루이지 돈나룸마, 굴리엘모 비카리오, 알렉스 메레트였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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