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박용택 정도 성공했는데 19살이 저렇게…깜놀” 이진영 넘고 KIA 108SV 클로저 탈탈 ‘미친 신인’[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진짜 성공한 건 김태균이나 박용택 위원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SSG 랜더스 신인 내야수 박지환(19)의 최근 퍼포먼스가 대단하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4년 1라운드 10순위로 입단했다. SSG 내야에 부상자들이 나와서 기용됐는데 기대이상의 퍼포먼스를 낸다. 16경기서 46타수 19안타 타율 0.413 1홈런 7타점 10득점 OPS 1.058.
급기야 11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 6회말 2루타, 8회말 3루타, 10회말 안타, 12일 인천 KIA전 3회말 안타, 4회말 2루타, 6회말 2루타, 8회말 안타로 7연타석 안타를 기록했다. 고졸신인 연타석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삼성 라이온즈 이진영 타격코치의 6연타석 안타.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이던 1999년 8월29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9월1일 군산 한화 이글스전까지 기록했다.
박지환의 타격을 보면 두 가지 흥미로운 장면이 보인다. 우선 토탭이다. 다리를 들어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레그 킥 타법과 달리, 토탭은 발뒤꿈치만 살짝 들어 타이밍을 맞춘다. 일반적으로 장타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타법이다.
강타자 출신, 타격코치 출신의 이숭용 감독은 13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토탭이 제일 어려운 타법이다. 그걸로 진짜 성공한 선수들은 김태균, 박용택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타이밍 잡는 것도 여유 있고, (몸의 )스피드, 회전, 이런 걸 볼 때 ‘19살 친구가 저렇게 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깜짝깜짝 놀란다”라고 했다.
더 놀라운 건 타석에서의 수싸움과 노림수다. 타자는 십중팔구 기본적으로 패스트볼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간다. 변화구가 오면 흔히 말하는 ‘중 타이밍’으로 대처하거나, 컨택 능력으로 해결한다. 처음부터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면 더 빨리 들어오는 패스트볼을 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지환은 패스트볼을 과감히 버리고 변화구를 노려서 정타를 만들어낸다. 일례로 11일 인천 KIA전서 4-5로 뒤진 8회말 2사 1,2루서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초구 바깥쪽 패스트볼을 지켜본 뒤 2구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힘 있게 걷어올려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역전 3루타를 터트렸다. 연장에 돌입하면서 결승타가 되진 않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이게 패스트볼을 놓친 게 아닌, 철저히 계산된 타격이었다. 박지환은 13일 인천 KIA전 직후 “처음부터 슬라이더를 노렸다. 초구를 직구를 흘려보내고 나서 ‘(패스트볼을)노릴 걸’이란 생각을 약간 했는데 그 다음 뭔가 슬라이더를 던질 것 같았다”라고 했다.
프로에 와서 변화구 게스히팅을 시작했다. 박지환은 “고등학교 때는 그냥 공 보고 공 치기 했다. 프로에 와서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이다. 상황에 따라 좀 다르게 쳐야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최근 좋은 타격감에 대해선 “타이밍이 좋다. 공도 괜찮게 보인다”라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직구에 늦었는데 그걸 바로 생각하고 대비하고, 초구 스트라이크를 보고 슬라이더를 노리더라. 그것은 진짜 베테랑들이 할 수 있는 것인데, 굉장히 놀랍다. 누가 가르쳐 줄 수 없다. 타격코치 시절에 삼진 먹어도 되니까 슬라이더 하나만 노릴 수 있겠냐고 하면 대부분 ‘예’ 그러고 직구 들어오면 친다. 그게 보통 선수들”이라고 했다.
타고난 재능이다. 이숭용 감독은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한다. 타격은 노력해서, 좋은 지도자를 만나서 올라오는 건 한계가 있다. 타고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침없이 스윙하는 것 자체가 참 좋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긴장 안 되냐’고 하니까 ‘아니오, 저는 재밌는데요’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 그 친구는 좀 다르다”라고 했다.
재능만 타고난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이숭용 감독의 마음을 샀다. 그는 “가능성이 있다. 1군에서 어떻게든 기회를 주고 싶다. 절박하게 한다. 발도 빠르고, 수비가 좀 더 견고해지면 팀에 정말 필요한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SSG는 김성현의 부상 등 중앙내야가 제대로 안 돌아간다. 주전 유격수 박성한 의존도가 높다. 이런 상황서 중앙내야를 보는 신인 박지환의 등장이 SSG로선 너무나도 반갑다.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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